[미디어펜=정재영 기자] 삶에 지친 사람들의 잠들어있는 감성을 자극하는 기발한 생각에서 출발하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
자고 일어나면 매일 얼굴이 바뀐다라는 설정은 얼핏 들었을때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한번쯤 나도 이런 상황에 놓여지면 어떤 기분이 들까"하는 묘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뷰티인사이드'는 세월이 지나면서 잊고 있었던 가슴 설레는 감정을 다시 일깨워줄 수 있는 동화적인 상상력과 판타지 요소가 결합돼 127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아름답고 따뜻한 영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여낸다.
29살이 되도록 번번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우진에게는 하룻밤을 자고 일어날때마다 다른 사람으로 얼굴이 바뀌는 너무나도 심각한 비밀이 있다.
이런 우진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어머니와 절친한 친구 상백(이동휘)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첫눈에 반한 이수(한효주 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서툴지만 용기있게 다가서는 우진의 순수한 모습에 이수도 점점 마음을 열게된다.
이제껏 변했던 모습중에 가장 잘생긴 남자(박서준)로 계속 남고 싶어서 잠을 자지 않으려는 우진의 애처로운 노력은 안타까움과 흥미진진함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사랑이 우진에게는 매 순간이 기적이고 치열한 전쟁과도 같다.
참신한 소재에 비해 일반적인 남녀간의 사랑이 단순한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영화와 CF를 동시에 보는듯한 환상적인 영상으로 표현됐다. 우진이 일하는 가구공장에 비춰지는 따사로운 햇살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빚어내는 색감은 잘 그린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백감독은 1990년대부터 다양한 TV 광고를 통해 갈고 닦은 감각적인 연출력을 스크린에 가득 담아냈다. 무려 1인 21역이라는 수 많은 우진 역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한효주의 연기는 단연컨대 극을 가장 빛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효주는 남자,여자,노인,어린아이, 심지어 외국인까지 성별,국적,연령을 초월하며 변하는 우진을 늘 같은 감정으로 바라봐주고 사랑하는 이수의 캐릭터를 섬세하고 힘있게 표현해냈다. 이수의 아름다운 마음은 한효주의 비주얼로 나타난다.
또한 상백 역을 맡은 이동휘와 이수의 친언니 은수 역을 맡은 이미도는 자칫 밋밋해 지려고 하는 분위기가 전해질 때 마다 코믹한 대사를 터뜨리며 영화에 맛깔스러움을 더 한다.
'뷰티인사이드'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내면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어디서든 우진의 채취와 감정을 마음으로 느끼는 이수, 독특함을 넘어선 우진을 점점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이수 또한 어쩌면 현실세계에서는 보기힘든 제3의 인물 같다.
두 사람의 사랑은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인스턴트식 만남에 지쳐있는 성인들의 마음 한 구석을 울리며 어떠한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8월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