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혁신위)가 7일 사실상의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10.29 출범한 혁신위는 이달 24일까지 활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도부, 중진, 친윤 험지 혹은 불출마 권고를 두고 김기현 지도부와 충돌하면서 출범 42일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열린 회의 후 브리핑에서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한다"라며 "월요일(11일) 최고위 보고로 혁신위 활동은 종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개각을 혁신위가 끝나기 전에 일찍 단행해 좋은 후보들이 선거에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라며 "김기현 대표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혁신위원장을 맡게 되는 기회를 주고,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줘 많이 배우고 나간다"라고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혁신위원들에게 제일 고맙다. 정말 열심히 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우리는 50%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를 하면서 조금 더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총선 전 당의 혁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위는 그동안 6개의 혁신안을 내놨다. '1호 혁신안'으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해제를 건의해 이를 관철했다. 또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나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등의 혁신안도 당 총선기획단에서 수용됐다.
하지만 혁신위가 제안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혁신안을 두고는 김기현 지도부와 줄다리기를 벌이며 갈등을 빚었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최고위 및 혁신위 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만남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결과는 '혁신위 조기 종료'였다.
정해용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해야 할 일들은 다 했다"며 "조기 해산보다는 활동 종료로 봐달라"고 말했다. '빈손 혁신위'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어제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가 제안한 안건을 공천관리위원회 등 여러 절차를 통해 녹여내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오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혁신안을 최종 보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혁신위 활동 내용을 담은 백서도 제작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