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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반이냐 180석이냐…민주당 낙관론의 근거

2023-12-08 15:51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정치사회부 김규태 차장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민주당 세종시당 토크콘서트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묻자 이같이 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에선 '거만한 민주당' 프레임에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해찬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 당시 당 대표를 하면서 '20년 집권론'을 주장했지만, 문 대통령 집권 5년 만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정권 교체 당하면서 비아냥을 받았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정권을 잡을 것처럼 오만한 태도를 고수했더니, 역으로 국민들이 심판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이해찬 전 대표가 이번에도 낙관론을 펴서 설화를 일으켰지만, 이 주장은 나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약점인 김건희 여사 때문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불과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지난해 대선은 '비호감 대결'로 치러졌다. 양쪽 후보들의 부인 리스크가 결정적이었다.

김건희 여사는 2021년 12월 2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김 여사는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읍소했다.

현재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40%대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건 다름 아닌 김 여사의 처신이다.

특정 매체의 불법적인 몰래카메라 함정에 넘어갔다고는 하지만, 김 여사가 해당 물건을 받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더군다나 취임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 공세가 아직도 먹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이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세운 밑바닥 유권자 민심은 예민하고 갈대와 같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26일, 대통령선거를 100여일 앞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수도권 민심은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에게 가혹하다. 이해찬 전 대표가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대놓고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03개를 먹었다"며 "그 중에 50∼60개만 먹어도 140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고 자신했을 정도다.

윤석열 정부의 명운을 좌우할 내년 총선에서 승패를 좌우하는건 수도권 민심인데, 현장 표심을 청취하는 기자들과 지역구 관계자들에게 '이미 끝난 게임'이라는 말도 돈다.

최소한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어선 안된다.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가 그 전례다.

민주당이 또다시 과반수 의석을 석권하면 문재인 정권의 '파시즘 시대'가 재래할 것이다. 이것만은 막자는게 윤 대통령에게 투표권을 행사한 밑바닥 국민의 목소리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의 대국민사과가 필수적이다.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향후 넉달간 '영부인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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