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내년 4.10 총선 판세를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남과 서초, 송파 일부 등 6곳 정도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는 이런 판세 분석이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내용은 아니라며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진화에 나섰다.
8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당 기획조정국(기조국)은 최근 이런 내용의 판세 분석 보고서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보고했다.
조사 결과 서울 우세지역은 강남 갑·을·병과 서초 갑·을, 송파을 등 6곳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4·15 총선 당시 서울 8석(용산,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보다 못한 결과다. 이외 경합 우세 지역은 강동갑, 동작을, 마포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 마음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이만희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11.8./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도 정해지지 않아 지역구 여론조사를 해본 적은 없다"라며 "보고서는 조직국에서 전체 판세를 보고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최선의 경우로 나눠 초안을 작성해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사무총장은 "그동안 언론에 발표됐던 각 정당별·지역별 지지율 등을 기본으로 총선기획단에 전반적인 동향을 설명한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으로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최선의 경우를 가정한 분석에 대해선 "지금 이 상황에 이런 얘기가 나가면 국민이 웃는다"라며 "낙관론은 도움 되지 않는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서울 판세 분석 결과가 알려지자 당 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선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 선거가 4년 전보다 더 어렵다는 우리당 총선 판세 보고서가 나왔다"라며 "강서 보궐선거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다. 그런데도 혁신위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나아가 판세 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며 "성적표를 숨긴다고 성적이 어디 사라지냐"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이다. 정량적 분석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쁘다"라며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다 참조했을 때 지금 우세를 확신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4곳 정도"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