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최근 제지업계에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솔그룹은 인사와 신제품 개발 등 변화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종합제지회사에서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데 나서고 있다.
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제조 원가 상승에 따라 이달부터 인쇄용지 가격이 인상된다. 한솔제지는 이달부터 기준가(고시가) 대비 인쇄용지 할인율을 8% 축소키로 출판사들에 통보했다.
업계는 불안한 대외 정세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업황이 부진한 데다 달러 강세, 원·부재료 비용 증가 등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제지의 주요 원자재로 생산원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국제 펄프(SBHK) 가격이 올해 하반기 지속 상승한 데 따른 조치다. 국제 펄프가격은 지난 7월 톤당 605달러로 직전달보다 약 7% 오른데 이어 10월 말 톤당 670달러까지 치솟으며 4개월 새 20% 가까이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지업계는 실적이 악화됐는데 이번 가격인상으로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그룹은 제조 경기 악화 상황에서 산업용지와 인쇄용지 부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반적인 실적 악화를 맞았는데 이번 가격인상과 함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는 조동길 회장의 장남 조성민 한솔제지 친환경사업담당 상무를 한솔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조성민 부사장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펄프·제지산업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그룹 전체의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한솔그룹은 지주사 한솔홀딩스 신임 대표이사로는 이명길 한솔제지 경영지원본부장을 선임했다. 이명길 대표는 지난 1993년 한솔그룹에 입사해 재무, 인사, 구매 등 업무를 거친 재무전문가라는 평을 받는다.
조성민 부사장은 한솔그룹의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이명길 대표는 한솔그룹 전반에 걸쳐 계열사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친환경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는 현재 탈플라스틱 측면에서 종이컵과 종이용기, 종이빨대 뿐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고차단성 종이(Protego),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종이 트레이, 생분해 원단의 종이 물티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패키지 개발을 위한 스타트업 업체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한솔그룹은 지난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한솔 V프론티어스(FRONTIERS)’ 4기 데모데이를 진행하며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원자재 값이 하향 안정화되고 가격인상 효과가 나타나면 실적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친환경 신제품 개발 등 ESG 개선 효과도 조금씩 반영될 것으로 보여 신규 인사와 함께 시너지를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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