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번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였던 오타니 쇼헤이(29)의 행선지가 드디어 정해졌다. 투타 겸업의 역대급 선수답게 FA(자유계약선수) 계약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은 사상 최고액이었다.
오타니는 10일(이하 한국시간) LA(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워낙 많은 금액이다 보니 오타니는 다저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연지급(10년 안에 7억 달러를 다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도 괜찮다는 조건의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오타니는 지난 6년간 몸담았던 LA 에인절스를 떠나 같은 LA 지역 연고의 다저스 유니폼을 향후 10년간 입고 뛰게 됐다. 오타니는 이날 자신의 SNS에 다저스와 계약 사실을 직접 알리며 그동안 응원해준 에인절스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온갖 화제의 중심이었던 오타니의 FA 계약이 다저스행으로 일단락되자, 국내 야구팬들의 구미를 한껏 돋우는 새로운 화제가 떠올랐다. 오타니가 다저스 데뷔전을 대한민국 서울에서,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하성과 오타니가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의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MLB닷컴 SNS
야구팬들이 이미 알고 있듯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024시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이 내년 3월 21일, 22일 한국의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미국과 캐나다 이외 국가에서 치르는 것은 'MLB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메이저리그 팀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여 메이저리그를 널리 알리고 야구의 저변 확대를 하기 위해 'MLB 월드투어'가 마련됐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합의 하에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 유럽에서 최대 24차례 정규시즌 경기와 16차례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런 연유로 MLB 월드투어 2024시즌 개막전 서울 2연전이 결정났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열린 것은 일본 도쿄, 멕시코 멕시코시티와 몬테레이, 푸에르토리고 산후안, 호주 시드니, 영국 런던 뿐이다. 또한 개막전이 열리는 것은 멕시코 몬테레이, 일본 도쿄, 푸에르토리고 산후안, 호주 시드니에 이어 대한민국 서울이 역대 5번째다.
내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한국 개최는 지난 7월 정해졌는데, 서울로 올 팀이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로 결정된 것은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인기 때문이었다.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확실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팬들에게 샌디에이고는 매우 친숙한 팀이 됐다. 다저스의 경우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류현진이 활약해 메이저리그 팀들 가운데 국내 인기 톱이었다.
그런데 오타니가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이제 샌디에이고-다저스의 서울 개막전은 이전과 비교해 훨씬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오타니의 다저스 데뷔가 고척돔에서 이뤄지고, 김하성과 맞대결까지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합류하는 다저스의 내년 서울 경기는 일본에 있는 야구팬이나 오타니 팬들의 설렘지수를 치솟게 하고 가슴을 뛰게 만든다. 벌써 다저스-샌디에이고의 고척돔 경기에 일본에서 상당수 오타니 팬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샌디에이고-다저스전은 '김하성 이벤트'나 마찬가지였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이 키움 히어로즈 시절 홈구장 고척돔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로 국내팬들에게 직관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첨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다저스에 입단한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 오타니의 다저스 데뷔전이라는 특급 이벤트가 추가됐다. 공교롭지만 더욱 흥미진진한 두 팀간의, 김하성과 오타니의 서울 맞대결이다.
다만, 오타니의 서울행이나, 샌디에이고와 개막전 출전 여부는 확실하지는 않다. 오타니는 지난 9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다음 시즌 투수로 피칭은 못하지만 지명타자로 활약은 가능할 전망이지만, 내년 3월 개막전까지 완벽하게 부상에서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 타격을 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