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가 2년 연속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고배당을 단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고배당을 진행하는 동안 부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배당금은 일본 본사와 롯데쇼핑에게 돌아갔다.
또 잇따른 고배당이 불매운동에 따른 부진이 완전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배당금은 18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대비 387억 원 많고, 순이익 대비 528억 원이 많은 수치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2021회계연도에도 순이익보다 509억 원 많은 1400억 원을 배당했다. 영업이익은 1148억 원으로 252억 원 더 많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한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2년 연속 영업이익을 웃도는 배당은 이례적이다. 특히 같은 기간 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021~2022년 회계기간 부채는 2088억 원 이었는데 2022~2023년 회계기간 부채는 2301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년도 회계기간 역시 배당이 영업이익을 웃도는 상황에서 부채가 늘었는데 이번 회계기간 역시 빚으로 배당을 한 셈이다.
게다가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 불매운동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다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2018년도 1조3781억 원에서 2019년도 6298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에야 9219억 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영업이익 경우에는 2018년도에 1994억 원에서 이듬해 88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가 지난해 1400억 원대로 올라 흑자를 냈다. 순이익은 1200억 원 수준이다. 코로나 기간 잠시 배당을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빚을 내면서 배당을 하고 있는 꼴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과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지분 49%, 51%를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배당금은 일본 본사와 롯데쇼핑에 돌아갔다.
지난 연도 배당금 1800억 원에서는 롯데쇼핑 882억 원, 패스트리테일링이 918억 원씩 각각 받은 셈이다.
롯데쇼핑의 지분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롯데지주이며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분 10.23%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이 무리한 배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 연도 배당금은 순이익의 141.5%, 2021년에는 157.1%였다. 불매운동의 타격이 컸던 2019회계연도에는 배당하지 않았고 이듬해에는 100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이 영업이익보다 크면 결국 판관비나 사회적 비용 등 기타 비용은 부채로 남을 수밖에 없다. 최근 외국 기업들도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며 ESG 비용을 늘리고 있지만, 유니클로와 같이 고배당을 할 경우 기타 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니클로 측에 따르면 ESG 일환으로 임직원들의 환경 활동과 폐 플라스틱 섬유로 제품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이기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