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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통한 국제선 항공권도 당일취소 가능해진다... 수수료도 ‘0원’

2023-12-12 12:00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그동안 불가능했던 여행사를 통한 국제선 항공권의 당일취소와 주말·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 취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환급정산금도 신속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8개 국내 주요 여행사가 사용하는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약관을 심사해 영업시간 외 취소업무처리 불가 조항, 환급정산금 지연 반환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8개 여행사는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모두투어네트워크,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타이드스퀘어, ㈜하나투어 등이며, 불공정 약관 유형으로는 △당일 취소 불가 조항, 24시간 내 취소 불가 조항, 그 외 영업시간 외 취소 불가 조항 등 영업시간 외에 최소·환불 처리업무를 제한하는 조항 △환급정산금을 지연해 반환하는 조항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구매는 저렴한 가격, 앱을 통한 구매조건 비교 등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경우보다 소비자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여행사를 통해 온라인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 불만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576건으로, 이 중 여행사를 통해 구매해 발생한 피해가 63.8% (1643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여행사의 국제선 항공권 온라인 판매 약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불공정약관 시정에 나선 것. 주요 불공정약관으로는 주말·공휴일, 평일 5시 이후 등 영업시간 외에 국제선항공권을 판매는 하면서 구매취소업무는 하지 않는다는 조항으로, 이로 인해 고객이 취소의사를 표시한 날보다 실제 취소처리를 하는 날이 늦춰지면서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내거나, 추가로 부담할 수 있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8개 여행사 모두 해당됐다.

고객이 항공권을 발권한 당일에 취소할 경우, 항공사 시스템 상으로는 수수료 없이 취소처리가 가능함에도,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에는 당일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항공사의 경우에는 발권 후 24시간 이내까지 고객의 취소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 교통부의 법에 따라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는 항공권에 대해서도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게 했음에도 불구,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에 해당될 경우 취소접수를 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취소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공정위는 영업시간 외에 당일취소 및 24시간내 취소를 제한하는 조항을 부당한 약관으로 보고, 우선적으로 여행사들에게 시정을 요청했다. 이에 8개 여행사들은 이를 반영해 항공사의 취소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시정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24시간 이내 취소 관련 약관문구의 시정과는 별개로, 24시간 이내 무료취소규정을 적용하는 항공사라면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판매에도 이를 적용해줄 것을 주요 항공사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대한항공 등 16개 항공사는 법적의무가 없음에도 소비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관련 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여행사를 통해서도 24시간 내에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항공사 시스템을 개편했다.

이로써 22개 국내취항 주요 국제선 항공사들의 경우 직접판매뿐만 아니라 여행사를 통한 판매에서도 24시간 내 무료 취소 시스템을 적용하게 됐다. 따라서 여행사를 통해 취소하는 경우에도 발권 당일은 모든 항공사의 항공권이, 24시간 이내까지는 총 22개 항공사의 항공권이 무료로 취소되도록 약관이 시정됐다.

또 공정위는 고객의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환불을 받는 기간이 접수일로부터 영업일기준 20~90일(최장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판단했는데, 이에 여행사들은 환불기간을 14일~15일 이내로 단축해 정산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환불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경우에는 고객에게 개별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로 국제선 항공권 구매자의 60~70%가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구매취소를 하게 될 경우 같은 항공권임에도 여행사에서 구매했다는 이유로 예상외의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김동명 약관특수거래과장은 “이번 여행사들의 약관조항 시정과정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국제선 16개 항공사가 자사에서 직접 발권취소하는 조건과 동일하게, 여행사를 통한 발권 취소 시에도 24시간 이내에는 무료 취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적극 협조함으로써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혜택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고객이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여행사가 부과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살펴봤으나, 이는 취소업무수행에 대한 대가라고 봐, 약관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과장은 “이번 조치에 협조한 항공사에는 국토부가 실시하는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발권 당일 또는 24시간이 지나, 영업시간 외에 취소할 경우에도 항공사가 정한 취소수수료 기준일이 변경될 수 있어 고객이 취소 수수료를 더 납부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는 항공권 구매대행여행사에 대한 고객의 합리적인 기대와 정당한 이익에 반하는 불공정약관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위법한 약관을 사용하는 여행사들에게 시정권고 조치를 함과 동시에, 해당 불공정약관의 시정에 선행해 항공사와 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여행사, 항공사, 시스템사업자 등과의 논의를 통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합리적인 시간을 감안해 이행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 부여키로 결정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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