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출산·고령화, 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요양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의 요양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내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기획실 내에 시니어리빙 사업 추진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신규 요양시설 설립과 시니어 관련 보험상품,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3분기 기업발표회(IR)에서 “내년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니어케어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그룹 내 요양시설인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사업에 진출해 건강보험과 헬스케어 등을 결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시니어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에 KB손해보험이 설립, ‘도심형 프리미엄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빌리지(노인요양시설)와 케어센터(주·야간보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케어센터’를 최초 개소 후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차례로 개소했다. 2025년에는 서울 강동·은평빌리지, 경기 광교빌리지 등 3곳을 추가한다.
신한라이프도 요양사업 자회사를 재편해 내년부터 본격 추진에 나선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헬스케어 자회사인 신한큐브온에 요양사업을 이관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신한큐브온은 현재 요양사업 양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신한라이프의 요양사업은 기존 신한금융플러스에서 신한큐브온 중심으로 재편된다.
신한라이프는 요양시설 건립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 내 부지 2곳의 매입을 추진 중이다. 신한라이프의 요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신한큐브온은 오는 14일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요양사업 TF를 운영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익 다각화 전략 차원에서 진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 수명연장에 따른 후기고령자 증가 등으로 잠재적 요양서비스 대상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인구 편입, 코로나19에 따른 다인실 요양시설 기피 등으로 양질의 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상반기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65세 이상 요양급여비용은 21조1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19조4999억원 대비 8.33% 증가했다.
다만 현재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30인 이상의 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하는데 도심권 토지 매입 가격 및 건축비용 부담이 커 자본력을 갖춘 보험사도 직접 소유를 앞세워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요양시설 운영 시 토지·건물을 소유하도록 한 규제를 개선해 보험사 등 민간의 초기 투자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