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에 대해 '허위 의혹'을 제기하며 폄하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튿날 정확한 '팩트체크'를 통해 직격탄을 날렸다.
최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ASML의 한국 R&D 센터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아니다"라며 "화성시·경기도가 2021년 ASML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했고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거쳐 이미 R&D 센터 건설에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통령실은 16일 오후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민주당이 언급한 투자 프로젝트는 ASML의 프로젝트 가운데 교육 및 장비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것으로 2021년 5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 KOTRA, ASML이 공동으로 '첨단장비 클러스터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같은 해(2021년) 11월 경기도, 화성시, ASML이 부지 제공과 관련된 추가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2022년) 기공식을 거쳐 현재(2023년) 건설 중에 있다"며 "이번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서 성사된 ASML-삼성 간 1조 원의 R&D 센터 건립은 기존의 투자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 2023.12.13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대통령실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지속적으로 투자 확대를 요청해 왔고 이번 순방을 계기로 ASML이 전격 추가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순방은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의 단단한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논평은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으로,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정치적으로 폄훼하려는 의도까지 보인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잘못된 브리핑 내용을 즉각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의 설명과 반박대로, (민주당이 제기한) ASML이 기공식을 갖고 건설에 착수한 투자 프로젝트는 '화성 뉴 캠퍼스'라고 불린다. 지난 9월에는 반도체 업황 둔화와 맞물려 속도 조절하기 위해 준공 시점을 2024년 말에서 2025년 4월로 미루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투자 금액과 세부 내역도 전혀 다르다.
'화성 뉴 캠퍼스'는 2021년 당시 화성시-경기도와 ASML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24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심자외선(DUV)·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부품 재제조센터를 비롯해 글로벌트레이닝센터·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실제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은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ASML 본사를 방문해 열린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한국에 건설 중인 '화성 뉴 캠퍼스' 및 오늘 한국기업들과 체결하는 'MOU'를 통해 한국과의 반도체 연대가 크게 강화됐다"고 분리해 언급했다.
반면 ASML과 삼성전자가 맺은 프로젝트(MOU)는 1조 원의 R&D 센터 건립이다. 양사가 함께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극자외선'(EUV) 기반 초미세 공정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다. 기존 '화성 뉴 캠퍼스'와 전혀 다른, 추가 프로젝트다.
앞서 ASML은 자사가 아시아 최대 거점으로 삼은 대만에 1.2조원 가량을 투자해 재제조센터 등을 설립했다.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루어진 이번 추가 투자계획 발표를 통해, 한국은 대만과 맞먹는 규모의 ASML 투자를 받게 된 셈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은 ASML의 아시아 양대 거점으로 거듭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