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중국 톈징항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로 85명이 사망하고 720명이 다친 가운데, 수십 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당국의 무성의한 대응과 철저한 통제에 격노했다.
15일 실종자 가족들은 당국이 기자회견을 연 호텔에 몰려와 가족의 생사 여부 확인을 요구했다고 AP와 AFP 통신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 '톈진항 폭발' 사고…실종자 가족들 '분노' 폭발한 사연은? /YTN방송화면 |
당국자들이 이들을 따로 모아 상황을 설명했지만, 안에서는 울음소리와 고함이 터져 나왔다.
한 중년 여성은 보안 관계자에게 끌려나오면서 "우리에게 뭐라도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리는 어두운 데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며 울부짖었다.
또 다른 젊은 남성은 "우리는 희생자 가족이다. 우리를 이런 식으로 취급할 권리가 있느냐"고 소리쳤다.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있던 롱씨는 "소방대에 25명이 있었고 아들이 죽었다는 건 어젯밤에 확인했다"며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고 하염없이 기다리게만 했다"고 답답해 했다.
사고 초반 현장에 투입됐으나 여태 연락이 닿지 않는 양지에(24)의 아버지는 "아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며 "병원에서 부상자 한 명의 가족을 찾지 못했다는데 아들인 것 같다. 가서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망이 확인된 소방관 21명은 대부분 톈진항 공안국에 소속된 계약직으로 농촌에서 올라온 젊은이들이며, 여전히 많은 소방관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일어나자 중국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자국 언론에는 기적적인 구조, 영웅적 스토리 등 긍정적인 측면만을 보도하도록 했다고 AFP는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