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최고의 카드이지만 마지막 카드다. 내년 총선을 불과 110일 앞두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엔 다 길이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그 길을 만드는데에는 온갖 고초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원장에게 가장 첫 손으로 꼽히는건 윤석열 대통령,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문법과 86 기득권 정치세력의 그늘로부터 벗어난 인물이라는건 틀림없지만,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윤 대통령에게 어떤 태도와 입장을 보일지가 정치권 최대의 관심사다.
한 비대위원장은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해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내에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협력해야 할 기관"이라고 규정했다. 양측이 수직적이지 않고 동등하다는 생각이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갈 것으로 보이면서 국민들은 한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괒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대통령실
특히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윤 대통령 아바타'라고 공격해온 더불어민주당에게 일갈하기도 했다.
김기현 전 대표 체제가 단 9개월 만에 무너진 것도 이 수직적 당정 관계를 극복하지 못해서였다. 한 비대위원장이 복기해야 할 대목이다.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첫 시험대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28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 처리를 강행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을 그만두기 전 마지막에 했던 말은 '김건희 특검법은 악법'이라는 것이었다. 총선을 앞둔 특검법 발동 '시점'이 핵심 문제라는 취지인데, 이를 어떻게 잘 풀어갈지 주목된다.
또한 앞으로 국민의힘 사령탑으로서 혁신적인 공천을 잘 이끌어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야권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프레임은 '검찰 공화국'이다. 국힘 핵심 지지층은 끄덕없지만, 일부 무당층 중도 국민은 이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후죽순 지역구 곳곳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 공천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들을 모두 내쳐야 '검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을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밝힌 한 비대위원장이 오로지 '공공선'에 입각해 집권여당 공천을 진행한다면, 그 진정성과 상식을 온 국민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