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오너 일가의 3세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현대해상의 오너 3세도 주요 사업을 맡아 경영일선에 합류했다. 이들은 디지털, 글로벌 사업 등 미래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직책을 맡으며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은 조직개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문급 임원 기구인 최고 지속가능 책임자(CSO)를 신설하고 정몽윤 회장의 장남 정경선씨를 CSO로 선임했다. 정 CSO는 이번 인사로 현대해상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왼쪽부터)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신중하 교보생명 팀장/사진=각 사 제공
정경선 CSO는 1986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경영학 석사)을 졸업 후 비영리 단체와 임팩트 투자사를 설립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해결해 나가는 체인지메이커들을 폭넓게 지원해 왔다.
정 CSO는 대형 보험사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도적인 디지털·AI로의 전환, ESG경영 내재화, 고객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다.
정 CSO는 2006년 현대해상 주주로 이름을 올린 뒤 해마다 1만~2만주씩 주식을 사들였는데 2018년에는 4만주, 2020년 8만3500주, 2021년 5만주 등 매수량을 늘리면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의 사장 승진을 발표하며 3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5년생인 김동원 사장은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거쳐 9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CGO로 선임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디지털 분야에서 근무하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진출해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향후 동남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도 오너 3세를 디지털 분야에 배치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과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디지털혁신 팀장은 디지털 분야에서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신중하 팀장은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외국계 투자은행(IB)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을 거쳐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했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신사업추진팀장 재직하다 같은 해 12월부터 그룹 데이터 전략 실행을 위해 신설된 디플래닉스에서 근무해왔다.
신중현 팀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졸업 이후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금융자회사 SBI손해보험, SBI스미신넷은행 등에서 전략 및 경영기획 업무를 맡았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중인데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인 뒤 두 아들에게 점차적으로 지분을 증여해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