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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신년사 키워드로 본 주요 그룹 전략...핵심은 '변화와 혁신'

2024-01-03 11:34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재계 주요 그룹들은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저마다의 새해 각오를 내놓았다. 올해는 글로벌 단위의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영 환경도 많은 변화가 필요할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별, 그룹별 공통분모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점은 비슷했으나, 그룹 별로 강조하는 포인트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 5대 그룹, 신년사서 대외 불확실성 강조...돌파 의지 보여

삼성전자는 2일 시무식에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 공동 명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들은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며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신년사에서는 '초격차 기술'이 강조됐다. 반도체 신화를 현실로 만들고 현재의 삼성전자와 그룹을 있게 한 핵심 가치인 초일류 기술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재계 주요 그룹들은 신년사를 통해 2024년 지향점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인들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이라는 4자 성어를 제시했다.

해현경장은 중국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이메일 신년사로 임직원들에게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을 모두 수행하는 기업으로서 격변 중인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장감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강조하면서 일관되고 진보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보냈다. 구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나갈 가치들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대체불가능한 'only one'(단 하나)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강조한 차별적 고객가치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과 고객 친화적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복합 위기 속 대처에 따라 그룹의 미래 성장도 좌우될 수 있다"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위기 속 기회'의 하나로 직접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대한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거시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지만 새로운 분야 기술 확보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 주요 그룹,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신사업 역량 육성

주요 그룹들도 신년사에서 자사의 특색이 담긴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기술 역량을 확보해 '톱 티어' 지위를 공고히 해 나가자"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에너지, 배터리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순항 중이다.

지난해 3월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생존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혁신적인 한화만의 지향점이 필요하다"며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되자"고 했다. 이는 한화가 우주항공, 방산, 신에너지(태양광) 등 혁신 사업을 영위하면서 가져야 할 도전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그룹의 가치 증대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 및 글로벌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고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우리 그룹의 가장 기본인 제조 안정화와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분야, 가스터빈 해외시장, 건설기계 신기술, 반도체 및 전자소재, 협동로봇 분야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해낸다는 강한 신념으로 끈질기게 백 번, 천 번, 만 번을 도전하자"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 인도 경쟁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있는데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삼양그룹의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을 새로운 삼양으로 다시 태어나는 변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첫해를 기해 포트폴리오 전환, 현금 흐름(캐시플로) 경영,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3대 경영 방침으로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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