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대표팀 합류까지 미뤄가며 프랑스 슈퍼컵에 출전한 보람이 있었다.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우승에 주역이 됐다.
PSG는 4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 툴루즈를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PSG는 2년 연속 슈퍼컵 우승으로 프랑스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프랑스 슈퍼컵에서 우승한 이강인 등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SNS
트로페 데 샹피옹은 프랑스 리그1(정규리그) 우승팀과 쿠프 데 프랑스(프랑스컵) 우승팀이 맞붙는 왕중왕전 성격의 이벤트 경기다. PSG는 2022-2023 리그1 챔피언, 툴루즈는 2022-2023 프랑스컵 우승팀 자격으로 이날 맞붙었다.
이강인은 3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아시안컵 대비 전지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에 합류해야 했지만, 이 경기 출전을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표팀 합류를 늦췄다.
이강인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함께 미드필드에 포진해 공격 1선의 브래들리 바르콜라,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와 호흡을 맞췄다.
경기 시작 3분만에 이강인이 선제골을 터뜨려 PSG에 리드를 안겼다. 비티냐가 오른쪽으로 긴 패스를 연결했다. 이 볼을 뎀벨레가 가운데로 땅볼 크로스했고, 이강인이 뛰어들며 왼발슛을 때렸다. 볼은 상대 수비를 피해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이강인의 선제골로 PSG는 일찍 기선제압을 했다.
이강인이 선제골을 넣은 뒤 어시스트를 해준 뎀벨레(왼쪽)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파리 생제르맹 SNS
이강인의 골은 이번 시즌 3호 골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1에서 각각 1골씩 기록하고 있었는데, 슈퍼컵에서도 골 맛을 봤다.
PSG는 주도권을 잡고 계속 몰아붙였다. 이강인은 골을 넣은 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전반 30분 바르콜라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슛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바르콜라의 슛이 골키퍼 쪽으로 향했다.
전반 35분 이강인은 묘기같은 슛도 보여줬다. 자이르-에메리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강인이 가슴으로 받은 후 몸을 날리며 오버헤드 킥으로 슛을 때렸다. 환상적인 장면이었는데, 볼이 골키퍼 정면으로 간 것이 아쉬웠다.
전반 37분 PSG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툴루즈의 타이스 달링가가 쏜 슛이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 선방에 막힌 후 골대 맞고 나갔다.
전반 45분 PSG가 음바페의 추가골로 달아났다. 바르콜라의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수비 3명 사이를 헤집고 오른발로 때린 슛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음바페의 개인기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후반에는 두 팀 다 좋은 찬스가 있었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11분 PSG의 프리킥에서 아슈라프 하키미가 직접 때린 슛이 골포스트를 때렸다. 후반 19분 툴루즈는 뱅상 시에로의 결정적 슛이 골문 앞에 있던 마르퀴뇨스에게 막혀 추격 기회를 놓쳤다.
이강인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 막판에는 다소 지친 기색도 보였으나 팀의 우승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함께했다. PSG 입단 첫 시즌에 자신의 결승골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강인은 뿌듯함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