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한 고우석(26)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마쓰이 유키(29)와 경쟁을 펼치게 됐다. 한-일 세이브왕 출신의 내부 선의의 경쟁이다.
샌디에이고는 4일(한국시간) 고우석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고우석의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2년 보장금액 450만달러이며, 3년째는 상호 옵션이 걸려 있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입단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계약 내용은 다소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고우석은 2024년 175만달러, 2025년 225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구단과 선수가 3년째 옵션을 합의해 행사할 경우 2026년에는 300만달러를 받는다.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고우석은 바이아웃 금액 50만달러를 받고 FA(자유계약 선수)로 풀린다.
고우석이 3년간 샌디에이고에서 활약하면 700만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여기에 출전 경기수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3년 동안 240만달러 걸려 있어, 모두 충족할 경우 최대 940만달러까지 받아낼 수 있다.
고우석의 계약 조건이 적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어쨌든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입단한 팀이 샌디에이고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화제가 생겼다. 샌디에이고에는 KBO리그 출신 성공한 메이저리거 내야수 김하성이 있다. 고우석은 김하성과 팀 동료가 됐다.
마침 샌디에이고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돔에서 LA 다저스와 2024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고우석과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한국 야구팬들 앞에서 보여줄 수 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서울에서 갖게 되는 흥미로운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다가 다저스에는 이번 오프시즌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어 두 팀간 고척돔 맞대결은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관심이 치솟고 있다.
고우석은 동갑내기 절친이자 처남 매부 사이인 이정후와 동반 메이저리그 진출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정후는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의 대박 계약을 했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올 시즌 13차례 맞붙기 때문에 처남-매부의 메이저리그 맞대결도 주목된다.
고우석(왼쪽)과 마쓰이 유키가 샌디에이고에 입단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마무리투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또한 고우석이 팀 동료가 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와 벌일 마무리투수 경쟁도 또다른 관심사다. 고우석에 앞서 마쓰이는 5년 28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고우석과 마쓰이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둘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으며, 세이브왕에 오른 경력을 자랑한다.
우완 고우석은 LG 트윈스 소속으로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42세이브를 올려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직전 출전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을 당한 후유증으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 LG의 통합 우승을 뒷받침했다. LG가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때 마운드를 지킨 투수도 고우석이었다.
좌완 마쓰이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1라운드 지명돼 입단한 후 마무리투수로 자리잡았다. 통산 10시즌 동안 501경기(659⅔이닝)서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2019년 38세이브로 퍼시픽리그 세이브왕에 처음 올랐고, 2022시즌(32세이브)과 2023시즌(39세이브) 2연속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통산 3차례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냈다.
경력과 직전 시즌 활약상, 몸값 등에서는 마쓰이가 고우석보다 앞선다. 고우석이 클로저 보직을 확보하려면 실전에서 실력으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고우석에게는 당장 해야 할 시급한 과제와 뚜렷한 목표가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