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전기차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이 통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 4만 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10대 중 3대가 수입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5만9693대로 지난 2022년 판매량(16만1449대) 대비 1756대 적은 수준이다. 국산 전기차는 11만6662대가 판매됐고, 수입 전기차는 4만3031대가 팔렸다.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국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6.6%(12만3676대)에서 3.5%포인트 줄어든 73.1%를 차지했다. 반면, 수입차 비중은 23.4%(3만7773대)에서 3.5%포인트 증가한 26.9%를 차지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 전기차는 2019년 4799대가 판매됐고, 2020년 1만5182대, 2021년 2만4166대, 2022년 3만7773대로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처음 4만 대를 넘어섰다. 특히 테슬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파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한 '중국산 모델 Y'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6459대가 판매됐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 국산 전기차는 2019년 2만9807대, 2020년 3만1356대, 2021년 7만3873대, 2022년 12만3676대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11만6662대로 감소했다.
수입차 브랜드가 전기차 차종을 다양화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고,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전기차는 BMW의 i4·ix3·ix·i7, 메르세데스-벤츠의 EQA·EQB·EQC·EQE·EQS, 아우디 e트론·Q4 e트론, 테슬라의 모델3·모델X·모델S·모델Y 등 국산 전기차 대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현대차 코나EV·아이오닉5·아이오닉6, 기아의 쏘울EV·니로EV·EV6·EV9,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등 비교적 선택 폭이 좁다.
업계에서는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는 만큼 업체들 간 전기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지난해에는 벤츠 S클래스 등 고급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가 많이 늘었다. 중저가 모델의 판매가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면서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대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2~3년 정도는 전기차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다양한 전기차가 많이 출시될 예정이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인기 모델의 판매가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점유율 싸움보다도 차종별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