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용량 변경을 통한 가격인상, 소위 슈링크플레이션 방지 대책을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제조업체들이 용량‧성분 등 변경을 통해 생필품의 가격을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행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정보 제공 관련 규제를 도입하고, 관련 감시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가격상승 대신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춤으로써 사실상 가격인상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및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한 해동안 총 9개 품목, 37개 상품에서 용량 축소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직접적인 가격 인상과 달리, 용량‧성분등 변경은 소비자에게 인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저해된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위는 지난 12월 13일, 소비자 정보제공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그 후속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원-유통업체 간 자율협약을 체결해 약 1만여 개 상품에 대한 용량 변동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올해부터 소비자원 참가격을 개편해 조사품목을 확대하고 정기적 용량 조사를 실시한다. 이에 더해 소비자단체를 통해 참가격 조사품목 이외 품목들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도 추진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광범위하고 촘촘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제도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알리지 아니하고 용량 등 상품의 중요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를 사업자의 부당행위로 지정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도 추진 중이다.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적용대상 물품 제조업체들(주문자 상표 부착 상품에 대해서는 그 주문자)은 용량 등 중요사항 변경 시 이를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하고 △포장 등에 표시 △자사 홈페이지 공지 또는 △판매장소 게시 중 하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의무 위반 시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16일까지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 수렴 중이며, 이후 의견수렴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반영한 후 규제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2월 내에 발령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다양한 조치들을 통해 용량 등 중요사항 변경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돼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