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4월 개최 예정인 제2차 채권자협의회에서 기업개선계획이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남은 3개월간 실사 과정에서 자구계획 이행 여부, 추가 부실 발견 가능성, 구조조정 강도 등이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사옥 내 층별 안내 표지판./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 열린 제1차 채권자협의회 서면결의 접수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했다.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한다.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실사 및 평가 결과 태영건설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및 금융채권자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1차 관문을 통과한 태영건설의 다음 문턱은 오는 4월 제2차 채권자협의회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약 3개월간 산업은행과 수립할 기업개선계획 통과 여부가 핵심이다.
태영건설이 2차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에 제출한 4가지 자구계획을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를 통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549억 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담보 제공 또는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등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재 4가지 자구안 중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은 세 차례에 걸쳐 전액 태영건설에 지원됐다. 에코비트 매각의 경우 공동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매각에 합의했다. 블루원은 자산유동화가 진행 중이며 평택싸이로 지분 62.5%는 담보로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주사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95.3%)과 DMC미디어(54.1%) 지분을 담보로 하는 리파이낸싱 또는 후순위 대출을 통해 기존 담보대출 760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한다.
이러한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보유한 TY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신규 자금 지원을 위해 태영건설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협의회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협의회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개선계획 작성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실사 기간 동안 상거래 채권 변제 및 일부 금융채권 이자 등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크아웃 개시로 금융채권 행사가 유예되는 것과 달리 인건비, 공사비 지급 등 일반 상거래 채권은 유예되지 않는다. 실사기간 동안 자금소요에 대해서는 태영건설이 부담해야 한다.
일단 기존 자구계획이 충실히 이행만 된다면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과 태영그룹 측 관측이다.
최금락 TY홀딩스 부회장은 “저희가 갖고 있는 담보가액이 1조5000억 원 이상이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에코비트 등 더 큰 금액으로 매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자금관리단을 구성해 태영건설에 파견, 회사 자금 집행을 관리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PF 사업장 처리와 관련해 발생하는 부족자금은 PF 사업장별로 대응방안을 마련·실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PF 사업장 자금 관계를 독립적·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업개선계획 수립 과정에서 논의될 예정인 조직 및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규모와 강도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최 부회장은 “구조조정 계획 등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개선계획 확정 과정에서 채권단과 저희가 실사 결과를 토대로 합의할 내용”이라며 “지금 속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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