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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둔 전기 팔았더니…똑똑한 수요시장 '두 토끼' 잡는다

2015-08-20 11:54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KT·포스코ICT·효성 등 중개기업 에너지절감서 컨설팅까지
정부, 에너지·ICT·서비스 '융복합' 가능성…소비시장 확대

   
▲ 미디어펜 자료사진

[미디어펜=김세헌기자] #1. 강원도에 위치한 A리조트는 겨울철에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이곳은 겨울철의 과도한 전기요금을 줄이고 지역 송전선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자가용 발전기를 설치했다. 그렇지만 발전기는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사용이 거의 없었다. 이점을 착안한 수요관리사업자 B사는 언제든 발전기 전원을 끄고 킬 수 있는 센서를 발전기에 부착하고 수요자원으로 등록했다.

A리조트는 현재 감축지시 발령 시 한국전력에서 공급받는 전력을 줄이고 대신 자가 발전기가 생산한 전력을 사용함으로써 리조트 내 전체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요시장에 참여 하고 있다. 특히 연간 약 6000만원의 정산금으로 발전기 연료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일부 충당하는 등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2.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C제철 공장은 재고량 관리를 통해 조업일정을 조정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수요시장 참여 전에는 재고량과 상관없이 공정별로 일정한 양의 제품생산을 유지했다. 그러나 수요시장 참여 후 재고량에 따라 조업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감축지시가 발령이 되면 전기를 아낄 수 있었다. C제철 전기팀은 매달 정기적으로 정산금을 수령하는 수익창출 부서로 전환돼 전기 담당 직원의 신규채용으로도 이어졌고, 전기 절약에 대한 사내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C제철은 수요시장 참여로 연간 약 23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산금으로 공장 내 형광등을 고효율 LED 등으로 교체하고, 대형 전동기를 대상으로 고효율 인버터를 설치하는 등 에너지효율 향상 설비에 투자 할 계획이다. 또한 에너지사용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지난해 5월 106억이었던 전기요금이 올해 5월 95억으로 10.2%나 줄어드는 등 요금절감에도 크게 기여했다.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육성책의 하나로 지난해 11월 개설된 수요시장(수요자원거래시장)을 통해 아껴둔 전력을 되팔아 절약한 양이 세종시 인구 4개월 사용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요자원 거래시장 월별 거래 실적 / 산업통상자원부

수요시장이란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아니라 절약한 전기를 팔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공장이나 대형마트, 빌딩 등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기관이나 일반 소비자가 기존 사용량보다 적게 전기를 쓰기로 중개업체(수요관리사업자)와 계약하면, 수요관리사업자가 아낀 전기를 모아 한전에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게 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요시장을 통해 지난 7월까지 모아진 전력량은 총 2440㎿다. 이는 LNG 발전기 5기에 해당하는 전력으로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2.5%에 달한다.

특히 한전 입장에선 LNG 등 가동이 줄어들면서 매달 평균 약 6억원의 전력구입비를 절감했으며, 세종시민 19만명이 약 4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수요관리사업자는 개설 당시 11개사에서 현재 15개로 늘었다. 현재 KT, 포스코ICT, GS칼텍스, 효성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10여개 사업자가 추가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수요관리사업자는 전기사용 절감뿐 아니라 전기사용 패턴 분석 등 에너지 컨설팅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하는 수요관리사업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는 상가, 아파트, 학교 등이 수요시장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요반응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끔 시장 규모와 보상 수준과 관련한 정보도 공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유도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수요시장은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가 융합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며 “ESS·분산형 전원 등 에너지 신산업과의 결합도 가능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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