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지방 건설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방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줄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 소재 중견건설사 한국건설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 중도금 관련 이자 납입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등에 짓고 있는 4개 단지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이자 독촉 안내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해당 단지들은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이 이뤄졌다.
전북 익산에서는 지난 2일 유은센텀시티 아파트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단지는 현재 공정률 50.18%이다. HUG는 실행 공정률보다 저조하다고 판단, 임대보증금 반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억 원 가량을 임대보증금으로 지불한 임차인들은 다행히 HUG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1일 울산에서는 부강종합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부산회생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정식으로 회생 절차를 시작하기 전 당사자의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것을 말한다. 채권자와 담보권자들은 회생절차 개시 전까지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및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할 수 없다. 부강종합건설은 울산 내 토목 건축업체 1위다.
이같은 지방 건설사의 위기 원인 중 하나로 미분양이 꼽히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기준 지방이 전체 80%인 8376가구를 차지한다.
건설사들로서는 주택을 팔아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 청약 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청약자의 59%가 수도권에 청약을 넣었다. 전년 41%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옥석가리기에 나서는 가운데 지방 건설사의 자금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폐업하는 지방 건설사 역시 더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는 제외)는 총 21곳으로 전년도에 비해 7개 증가했다. 특히 매달 1∼2건 수준이었던 부도업체 수가 작년 12월에는 8곳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도 이름난 건설사들이 쓰러지고 있는 데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