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디스플레이가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소식이 전해지는 데다, 지난해 삼성전자 OLED TV와 손잡은 점이 장밋빛 전망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3959억 원, 영업이익 1317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4분기를 제외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3조9350억 원, 영업손실은 2조6020억 원이다.
LG디스플레이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참가해 SDV에 최적화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업계에서는 이번 흑자 전환은 스마트폰용 OLED 공급량이 확대되고, TV와 IT용 패널 등 중대형 제품군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등 수익 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지난해 연말 LG이노텍에서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긴 정철동 사장 역시 지난 9일(현지시간) CES 2024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실적 회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정 사장은 “사업의 본질은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며, 그쪽 방향에 집중해서 회사를 재무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고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방 산업의 패널 재고 조정이 완화되고, 연말 성수기 수요 대응을 위한 중대형 제품과 모바일 신제품 패널 출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전망은 현실이 됐다. 여기에 힘 입어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용 OLED를 양산하게 된 점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패드 프로에 최초로 OLED 패널을 탑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OLED TV 라인업에 변화를 준 삼성전자에 패널을 제공하는 점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를 주력으로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장착한 TV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미국 등에서 LG디스플레이로부터 조달한 화이트(W)OLED를 투입한 TV를 판매 중이다. 이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한 삼성전자 TV는 유럽에도 상륙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 1위 TV 회사를 고객으로 맞이했다는 점에서 복덩이를 만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삼성전자 OLED TV 판매 확대 여부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수혜도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신제품 효과가 끝나는 올해 1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이번 LG디스플레이 공시는 대규모 법인의 경우 연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가 직전 사업연도 대비 15% 이상 변동될 때 최초 내부 결산 확정 당일에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는 공시 의무에 따른 것으로, 발표된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작년 4분기와 연간 결산 실적과 세부 현황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