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중국 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 방향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최근 대거 청산한 미래에셋은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인도시장 진출에 힘을 주고 있다. 또 다른 대형사 NH투자증권도 참전하며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중국 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 방향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해외시장 동향이 바뀌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사업 포트폴리오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부동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시장은 단연 미국이다. 미 증시 3대 지수(다우‧S&P500‧나스닥)는 최근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최고치에 근접하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많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았던 중국 시장은 끝도 없이 저점이 내려가는 모습이다. 당장 지난 22일에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756.34, 심천종합지수 1611.26으로 전일 대비 각각 2.68%, 4.47% 급락했다. 중국의 경기침체 상황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장의 공포감도 계속 커지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국내 금융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X는 중국 관련 ETF 19개를 대거 상장폐지한다고 알렸다. 미·중 갈등, 중국증시 침체 등의 원인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19개 중 11개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알려졌으며, 이미 투자자들의 관심도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27.7%로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다. 심지어 3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펀드(22.34%)보다도 수익률이 떨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러시아보다도 아래라는 것은 충격적인 상황”이라면서 “숫자(데이터)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가 더욱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각광을 받는 시장이 있다. 인도다. 인도 증시는 이미 홍콩을 제치고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4대 증시에 입성했다. 중국에 침체에 빠진 작년 한 해 인도 증시는 무려 18.7% 상승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4조 달러를 돌파했는데, 이는 국내 시총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인도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작년 연말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증권(현재 10위 규모)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대형사 NH투자증권도 출사표를 냈다. 최근 NH투자증권의 싱가포르법인 NH앱솔루트리턴파트너스(NH ARP)는 인도 자산운용사 라이트하우스 칸톤(LC)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지역 사모사채 공동투자 개시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LC는 인도 최대규모의 독립계 전문자산운용사로 알려졌다.
앞서 작년 9월엔 신한투자증권이 김상태 대표 주도로 '인디아원정대'를 구성해 현지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같은 시기 인도에 다녀온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5일 ‘인도 자본시장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금투업계의 인도시장 추가진출 가능성은 최근 계속 커지는 추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