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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을 전략공천, 겨우 봉합 '尹-韓 갈등' 뇌관되나?

2024-01-24 12:02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의 경우 경선 없이 우선추천(전략공천)으로 후보자를 정하는 등의 공천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최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로 '명룡대전'이 기대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과 김경률 비대위원장의 출마로 '사천'논란을 빚었던 서울 마포을이 해당된다. 

정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차 회의를 연 뒤 브리핑을 통해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단수·우선 공천지역 선정 기준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우선 △2020년 총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자가 당선된 적이 없는 지역 △재·보궐을 포함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나 직전 원외 당협위원장이 공관위 심사 기준에 따라 공천이 배제됐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 등에 경선 없이 후보자를 우선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여론조사 결과 공천 신청자 전원이 다른 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낮은 지역, 지난 18일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전부터 당협위원장이 없던 지역도 우선공천 지역에 포함된다. 이용호·조정훈·최승재 의원 등 현역 3명이 몰려 있는 서울 마포갑의 경우 '당협위원장 공석 지역'에 속한다.

또한 우선 추천 지역이 아니더라도 공천 신청자 1명의 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경우 단수추천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천 신청자 1명만 다른 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보다 크면서 도덕성 점수가 10점 이상인 경우 △여론조사 1위 지지율이 2위보다 2배 이상이면서 도덕성 점수가 10점 이상인 경우 △공천심사 점수에서 1위와 2위 점수 차가 30점을 초과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이외 공천 신청자가 1명이거나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부적격 판단을 받았을 때도 단수 공천이 된다. 또한 경선 과정에서 3회 이상 경고를 받은 경선 후보자는 그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략 공천 지역은 최소 8곳이다. 예외 규정을 적용하면 이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이재명 대표의 인천 계양을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서울 마포을 등이 국민의힘 공천 우선 추천 지역에 들어간다. 인천계양을은 원 전 장관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명룡대전'으로 벌써부터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포을의 경우 최근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곳이다. 다만 이곳은 한 비대위원장의 '사천' 논란이 불거진 곳이라 전략 공천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천' 논란은 '한동훈 사퇴 요구'를 불러온 원인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지난 21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방식과 김경률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지난 23일 서천 화재현장에서 두 사람의 깜짝 만나면서 봉합되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김 비대위원은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는 등 휘발성 발언으로 윤-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공관위는 이런 기준이 충족돼도 경선을 실시하는 등의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 위원장은 "접수 상황을 보고 결정할 거다. 자의적으로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조건에 해당하면 우선 추천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무조건 우선 추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속 패배한 지역이라도 경쟁력 있는 분이 2명 신청을 했다면 우선 추천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계양을 출마 의지를 피력한 원 전 장관과 마포을 출마를 선언한 김 비대위원의 경우도 경선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2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경률 비대위원의 마포을 사천 논란과 관련해 "공천은 원래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전략공천의 기준이 분명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정당 입장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이기는 쪽으로 (공천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계속 떨어지는 지역에 떨어지는 사람을 공천할 수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해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한 건 누가 봐도 심했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조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다만 지역구에 출마하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지역 활동 열심히 하고 정해진 룰에 따라 공천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 마포을과 인천 계양을 외에도 현역 국회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하기로 한 지역도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된다.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의 부산 사상, 김웅 의원의 서울 송파갑이 있다. 또 황보승희 의원의 부산 중영도와 지상욱 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중·성동을 지역 등도 우선추천 지역이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하태경 의원의 부산 해운대갑, 태영호 의원의 강남갑도 이에 해당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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