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수입산 철강재 유입이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 수입재가 저가 공세를 펼쳐왔는데 최근 엔저현상으로 인해 일본산 수입재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재가 늘어날 경우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까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국내 철강업계는 반덤핑 제소 등 수입재를 막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중국산에 일본산까지 유입 늘어나
24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수입산 철강재는 1554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1411만3000톤에 비해 10.2%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수입재가 유입됐다. 지난해 수입된 중국산 철강재는 872만6000톤으로 전년 675만3000톤 대비 29.2%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560만7000톤이 수입돼 전년 543만6000톤보다 3.1% 증가했다.
두 국가에서 수입된 철강재만 1433만3000톤에 달한다. 국내로 들어온 전체 수입산 철강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2%를 기록했다.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부진하자 중국 철강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수출 확대에 나섰다. 이에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철강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산 철강재 유입이 증가한 이유는 엔저현상이 꼽힌다. 엔저현상으로 인해 일본산 수입재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저가로 국내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본산 유입까지 늘어난 상태”라며 “중국산은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일본산은 품질까지 좋아 국내산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매 감소·수익성 악화 시달려…반덤핑 제소도 검토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수입재는 국내산에 비해 저가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처에서는 가격이 낮은 수입재를 대체해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판매로 감소 이어졌다.
또 가격이 낮은 수입산 철강재로 인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가격 인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철강재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저가 수입산 철강재가 시중에 많다 보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률도 떨어졌다.
게다가 수출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다른 국가로 수출할 때 일본과의 경쟁도 펼쳐야 했는데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일본에서는 엔저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고, 국내 철강업체들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수출에서도 어려움이 커졌다.
이처럼 수입산 철강재의 저가 공세가 확산되자 국내 철강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국내 철강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를 통해 중국이나 일본에서 덤핑(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 판매가 확정되면 일정 관세를 매기게 된다. 이는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산 철강재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숨통도 트이게 된다.
또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품질 향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철강재 유입이 늘어나면서 저가 공세를 막아보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상태”라며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중국산 철강재에 관세를 도입한 있는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도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