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당내 '비주류' 대표 격인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4일부터 최고위원직에 복귀하기로 했다. 거듭된 복귀 요청에도 뜻을 굽히지 않다가 최근 시도당위원장협의회의 성명 발표와 전남 의원 및 원로들의 복귀 권유가 잇따르자 결국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당 운영을 비판하던 중 정청래 최고위원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쏘아붙이자 이에 격분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지 108일 만이다.
주 최고위원은 23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문재인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내일 최고위원회의 때부터 참석해 최고위원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주승용 새민련 최고위원은 지난 5월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당 운영을 비판하던 중 정청래 최고위원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쏘아붙이자 이에 격분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사진=SBS 뉴스 캡처 |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와 회동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는 남북 간 군사대치 때문에 위기상황에 놓여 있고 당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고뇌가 있었지만 총·대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하기로 결심했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
또한 "더 큰 혁신, 더 큰 통합이 이뤄져야 일대일 구도로 새누리당과 제대로 겨뤄볼 수 있다"며 "지도부는 혁신위원회의 그림자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아니라 당 혁신을 위해 정치적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혁신과 단합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여전히 국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주 최고위원이 복귀하면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복귀가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전폭적 지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주 최고위원은 "혁신위 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혁신인 것도 아니고 100% 통과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주 최고위원의 복귀를 계기로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사면복권론도 언급되고 있다.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은 "당 혁신과 총선 승리를 위한 일을 징계 운운 등으로 방해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해 복권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주 최고위원은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