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고가 슈퍼카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연두색 번호판 시행을 앞두고 법인 명의의 초고가 럭셔리차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1억5000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이 전년(2만4356대) 대비 39.6% 늘어난 3만3999대가 판매됐다.
1억5000만 원이 넘는 럭셔리카 판매량은 2003~2017년까지는 1만 대를 밑돌았다. 2018년 1만665대를 판매하며 처음 1만 대를 넘었다. 이후 2019년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판매량(8009대)이 급감했다. 이후 2020년 1만817대, 2021년 1만9030대, 2022년 2만4356대로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처음 3만 대선을 돌파했다.
이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로 1만8948대(전년 대비 22.5%↑)가 판매됐고, 이어 BMW 5445대(132.2%↑), 포르쉐 4013대(43.8%↑), 랜드로버 2486대(249.6%↑) 순이었다. 람보르기니는 전년(403대) 대비 6.9% 늘어난 431대를 팔았다.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은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234대) 대비 17.9% 늘어난 276대를 팔았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는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모델 '스펙터'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가장 많은 스펙터 사전 주문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작 가격은 6억2200만 원부터다.
지난해 벤틀리는 국내시장에서 810대를 판매, 2022년 775대, 2021년 506대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 시장 벤틀리 판매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위, 세계 시장에서는 5위를 2년 연속 지켰다. 모델별로는 플라잉스퍼 349대, 벤테이가 203대, 컨티넨탈 GT 258대 등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자동차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된다며, 슈퍼카 시장은 시장과 반대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 차량 판매가 급증했는데 이는 8000만 원 이상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 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초호화 럭셔리카 구매 유형별로는 법인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법인 차량을 신규 등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붙여야 한다. 적용 대상은 취득 금액(제조사 출고가 기준) 8000만 원 이상 업무용 법인 승용차다. 개인 사업자에게는 해당하지 않고 기존 법인 차량에도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 명의로 구매한 럭셔리 슈퍼카가 사적인 용도로 유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