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ELS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이미 NH농협은행이 작년 10월 ELS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하나‧KB국민‧신한은행도 상품 판매를 멈췄다. 증권사들의 ELS 발행 규모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수익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ELS 판매를 중단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ELS 발행 규모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수익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은행들의 ELS 판매 중단 사례가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이 모두 ‘ELS 전면중단’을 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ELS 판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판매 정책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긴장한 시선으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은행에서의 ELS 판매지만, 궁극적으로 ELS를 발행하는 곳은 증권사들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ELS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시장 위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역시 지난달 2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ELS를 대규모로 운용하며 자금조달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금융투자업계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ELS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위축 규모를 막아보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건의하겠다”는 메시지를 함께 피력했다.
시장위축은 이미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ELS 발행 상위 10개사의 총 ELS 발행금액은 10월 2조9205억원, 11월 2조7755억원, 12월 1조8533억원, 1월 1조334억원(30일 기준) 등으로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홍콩 ELS 관련 우려가 부각된 12월~1월 구간에서는 무려 33.15%의 급감세가 나타났다.
특별히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는 재발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물량은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것들인데, 이번에 대거 손실을 보면서 만기 상환에 들어간 만큼 홍콩 관련 상품은 정상적인 흐름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금융감독원이 현재 ELS 판매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인 점도 부담이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노출로 잔뜩 몸을 사리고 있는 증권사들로썬 단순한 여론 악화가 아니라 수익모델 그 자체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은행이라는 판로가 아예 사라지는 부분에 대해선 우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