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7일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비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제가 죽을 길인 걸 알면서 나왔다"라고 4.10총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시간47분 동안 총선 후 거취 여부, 공천 문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설, 선거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좁은 의미에서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을 갑자기 당대표로 불러올린 것"이라며 "제가 죽을 길인 걸 알면서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를 달성 못 한다면 저는 당연히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비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습./사진=미디어펜
총선 이후 대권 출마 여부와 관련된 질문에 "이기든 지든 4월10일 이후에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라며 "인생 자체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을 넓혀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만약 검사독재가 있었다면 이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검사독재는 검사를 사칭한 분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코미디 같다. 그렇게 검사독재를 한다면 이 대표가 지금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선거제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대승적 결단 측면에서 위성정당 창당 방침을 철회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건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최강욱·조국·윤미향·김의겸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정당이 (의석을) 다 가져가게 둬야 하느냐"라고 꼬집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벌어졌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저는 굉장히 오래된 사이다. 공적·사적 인연이 있다.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 지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것이지, 개인적 관계가 낄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어떤 공적 업무를 하는데 사적 영역이 관여되는 걸 대단히 싫어하고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실과의 소통은 다양한 방법으로 충실히 진행되고 있고, 결국 우리의 목표는 민생을 살리고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면서도 "경호 문제나 여러 가지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중도층 확보 전략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우파 정당이다. 그것을 기본으로 약자를 보호하고 소수자도 보호해야 한다. 중도층 확보를 위해 기본을 지키면서도 최대한 유연하게 답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약팀에 4월10일 기점으로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수도권 시민의 삶이 어떻게든 좋아지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총선 전에 실천에 들어가자고 주문했다"라며 "저쪽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런 사람들이지 않나. 임 전 실장과 윤희숙 전 의원 중 누가 더 서울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 같나. 이런 질문을 총선 때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양지에 갈 수 있는 스타급 인재들이 자진해서 우리 당에 승리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험지로 자진해 나간다면 저는 업어줄 것"이라며 "그게 당대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 등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낙타를 쓰러뜨린 마지막 봇짐을 얹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