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 새 대표를 뽑는 제22대 총선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게 됐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같은 결정을 하면서다. 우리나라는 지역 선거구마다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이번 4.10 총선도 '준연동형 비례제+소선구제'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병립형? 연동형? 준연동형? 어렵기만 한 선거제도 어떤 방식일까. 우선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수는 총 300명이다. 이 중 지역구 의석은 253석, 비례대표 의석은 47석이다. 비례대표제는 정당에 투표하고 투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나누는 선거제도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주장해 왔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부터 살펴보자.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에 상관 없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채워주는 제도다. 기준은 비례의석 47석이다. 예를 들어 A 정당의 득표율이 30%면, 비례 의석 47석 중 30%인 14석을 가져간다.
국민의 새 대표를 뽑는 제22대 총선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게 됐다. 사진은 1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가결되는 상황.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연동형은 지역구에서 정당 득표율 만큼의 의석을 채우지 못했으면 비례대표에서 부족한 수만큼 의석을 채워준다. 기준은 전체 의석인 300석이다. A정당의 사례를 적용하면, 300석의 30%인 90석 중 지역구에서 80석을 얻었다면 부족한 10석은 비례의석으로 채워준다. 부족한 의석수를 100% 채워주는 방식으로 완전연동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만 지역구에서 이미 90석을 얻었다면 비례대표는 1석도 받을 수 없다. 연동형 제도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에 유리하다. 반면 지역구 의석을 많이 가져올 수 있는 거대 정당들에게 불리하다.
민주당이 선언한 '준연동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을 100% 연동하는 완전연동형에 비해 50%만 연동한다. 계산식은 복잡하다. 전체 300석에 정당 비례 득표율을 곱하고 여기에서 정당의 지역구 당선인 수를 뺀 뒤 반으로 나눈다. 위의 예를 적용하면 {(300x30%-80)}÷ 2 =5석이 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초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밝힌대로라면 이번 4.10 총선에서는 지난 21대 총선(30석에만 '연동형 상한선' 적용)과는 달리 비례대표 47석 전체에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온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제' 선언에 "‘위성정당 금지’를 외쳤던 호기로운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 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준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당 대표 한 사람에 의해 거대 야당의 선거제가 결정됐다"라며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제도, 정확히 말하면 자기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제도"라고 꼬집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병립형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 없고, 지금도 그렇다"라며 "우리는 소수당이다.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야구한다면 야구도 준비해야 한다"라고 위성정당 준비를 알렸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가칭 '국민의미래'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