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사들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해상풍력 사업 규모가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감도./사진=포스코이앤씨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의 해상공사 전문 자회사와 해상풍력 주기기 설치 전용선박(WTIV) '강항핑 5호'를 5년간 국내에서 독점으로 사용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는 12월 진수될 강항핑 5호는 길이 133m, 폭 50m, 높이 11m로 바다 위에서 15㎿급 터빈과 블레이드, 타워 등을 인양하고 운반·설치까지 할 수 있는 3만톤급 선박이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은 바다 위에서 이뤄지는만큼 전용선박이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인천 굴업도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수 육·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풍력을 선정, 토목사업본부 내 풍력사업 TF팀을 두고 육·해상풍력발전 분야 역량을 강화 중이다.
국내 최초로 WTIV를 확보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을 통해 지난해 6월 1만4000톤급 국내 첫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 '현대프론티어호'를 출항시켰다. 길이 85m, 폭 41m, 높이 6.5m 규모다. 1200톤의 크레인을 탑재해 바다 위에서 10㎿(메가와트) 규모 해상풍력 터빈을 운반하고 설치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제주 한림풍력단지 등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 중인 현대건설은 해상풍력을 비롯해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총 사업비가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신안 우이 프로젝트를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상풍력 분야 글로벌 기업인 노르웨이 에퀴노르와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인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이 5년간 국내에서 독점으로 사용하는 해상풍력 주기기 설치 전용선박 '강항핑5호'./사진=대우건설
건설사들이 전용선박까지 활용해 해상풍력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업다각화와 더불어 잠재력 높은 사업성 때문이다. 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중 이용률이 가장 높다. 우리 정부도 정책적으로 해상풍력발전 규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산자원부가 발표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중 해상풍력 비중을 27.5%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해상풍력 배후항만 적기조성, 해상풍력 O&M(운영·관리) 서비스를 육성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전세계 해상풍력발전 설비규모는 2013년 7171㎿에서 2016년 1만4342㎿, 2022년에는 6만3200㎿로 급증했다. 전세계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2020년 34GW(기가와트)에서 2030년 228GW, 2050년 1000GW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상풍력은 그린수소 생산과도 연계 가능하다. 그린수소는 풍력같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수전해 기술로 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를 가리킨다.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과 SK에코플랜트 관계자들이 지난 30일 해상풍력 발전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그린수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를 만드는 SK오션플랜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부터 기자재 제조·운영은 물론 수전해 기술 등 그린수소 생산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국내 건설사 중 풍력사업 실적이 가장 많은 코오롱글로벌도 그린수소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건설사들은 해상풍력을 위해 국내외 관련 회사들과의 협력 확대는 물론 국내 타 건설사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해상풍력 발전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 및 EPC(설계·조달·시공)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편 정기적인 운영협의체를 통해 협업 방안을 논의한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