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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무리수 둔 검찰 …이재용 '뉴삼성' 사법리스크 또 발목

2024-02-14 10:57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불법행위가 없었다는 1심 판단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제출했다. 다년 간 고생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 8일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1시 42분 가량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행위에 대한 증거판단, 사실인정 및 법리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앞서 그룹 지배권 ‘승계 작업’을 인정한 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점이 다수 있어, 사실인정 및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한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로부터 검찰의 항소장을 송달받아 검토한 후 항소하지 않기로 하고, 2심으로 넘어갈 때 필요한 서류들만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은 이번주 안에 이 회장의 사건을 두 번째로 심리할 재판부를 배당하고 재판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이번 1심의 경우 지난 2020년 10월부터 3년 5개월 동안 107차례 열렸다. 이 중 이 회장은 96차례 법정에 출석하면서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재판이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지게 될 경우 3년에서 5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연장된 것을 의미한다.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하며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심리가 진행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공판준비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이 회장의 경영활동에 제약이 걸릴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검찰의 항소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무분별한 항소가 피고인을 두 번이나 위험에 빠뜨린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제기한 19개 혐의 중 하나도 인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소를 했다”며 “운동 경기로 치면 ‘19:0’으로 완패한 것인데, 그렇다면 검찰은 기소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 성찰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1심에서 무죄가 나거나 형량이 구형량의 일정 기준 이하로 나오면 기계적으로 일단 항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법원의 판단에 잘못이 있을지언정 검찰의 판단에는 잘못이 있을 수 없다는 ‘무오류의 독선’이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의 재판이 연장된 것도 삼성으로선 위험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달 초 불법 혐의를 벗고 뉴삼성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 상황에서 또 다시 사법리스크를 지게 됐으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무죄를 선고 받게 되면서 2016년에서 멈춘 대형 M&A 등 신사업에 대한 이 회장의 구상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의 항소로 당분간 이 회장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했다고 보고 지난 2020년 9월 기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지난 5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회장이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도록 삼성물산 주주권을 훼손하는 약탈적 방식으로 이뤄졌으므로 관련 모든 행위가 불법이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현금 출연 없이 합병을 통해 지배권을 강화했다는 것이지,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삼성물산 주주를 탈취했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이 이 회장 경영권 강화, 삼성 지배권 강화만이 이유라고 볼 수 없고 그 목적이 전체적으로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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