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사천 늪에 빠져 오는 4·10 총선 공천 문제를 두고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공천 결과에 반발한 의원들이 제3지대로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제3지대를 주도해왔던 개혁신당이 20일 두 쪽으로 갈라져 반발파들의 거취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은 오는 4·10 총선 공천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밀실 공천 논란에 더해 전국에서 진행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민주당이 자랑해왔던 시스템 공천의 신뢰를 붕괴시킨다는 내부 불만에 휩싸인 탓이다.
앞서 이 대표는 측근들과 비공개회의에서 총선 후보 재배치 등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이어져 사천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또 이 대표와 거리감이 있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배제된 미상의 여론조사가 지난 주말 전국에서 실시돼 외부세력의 선거개입 의혹도 불거지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천 논란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공천 반발파들이 제3지대 행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20일 제3지대 대통합이 실패함으로써 이들의 거취도 불투명하게 됐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시스템 공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대한 통보도 이뤄지자 공천에 대한 내부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평가 하위 대상에 비명계 의원들이 다수 포함돼 ‘공천 보복’이라는 의구심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 평가 하위 대상에 포함된 4선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19일, 모멸감을 강조하며 첫 반발에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직격하며 탈당에 물꼬를 텄다. 비명계 ‘공천학살’이라는 우려가 가시화되자 민주당 내에서는 집단 움직임의 모습도 포착된다.
최근 친문계 의원들과 모임을 가진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후 “당을 정상화 하는 것에 우리들의 지혜와 힘을 모으겠다”며 공천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공천 논란에 탈당으로 반발하기보다 이의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이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통보받은 비명계 의원들은 탈당보다 민주당 잔류를 택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통보받았다고 밝히며 “이 치욕을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면서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임에도 불구하고 당에 남아 승리하여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며 탈당을 대신해 평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도 “원칙과상식 동료들과 결별하고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순간 저는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며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평가받을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이들이 공천에 반발해 제3지대로 향할 것이란 전망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합당이 무산돼 제3지대라는 선택지에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공천 문제로) 아직 탈당을 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제3지대로부터 연락은 받았지만 아마도 민주당 내부에서 (공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민주당 내 공천 반발파와 접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준석 대표와 함께 하기 어려웠던 (민주당 현역 의원) 분들에게는 개혁신당과 분리된 새로운미래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제3지대를 향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합류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3지대 통합이 실패해 양당 정치의 폐해 극복이라는 ‘명분’이 훼손됐다는 이유다. 또 앞서 민주당을 이탈했던 원칙과상식 3인방(김종민, 이원욱, 조응천)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로 양분된 것도 통합에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그는 “결론적으로 탈당파 사이에서도 이낙연계와 정세균계로 나눠지게 됐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제3지대로 합류한다고 해도 어느 곳을 선택할지 고민될 것”이라며 공천 반발파들의 목적지가 분산돼 제3지대에서 힘을 모으기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