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청약시장 참여자들의 ‘옥석 고르기’ 현상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입지나 가격 등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의 경우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는 반면 지방의 경우 미분양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총 368가구 모집에 444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07대 1을 기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GS건설이 경기 수원시 일대 공급하는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지난 20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368가구 모집에 444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07대 1을 기록했다.
타입별 최고 경쟁률은 19.43대 1로 46가구 모집에 894명이 신청한 전용면적 84㎡B 타입에서 나왔다.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수인분당선 영통역 인근 역세권에 영통중앙공원 등 녹지와 영통초, 영일중, 영덕고교 등 학군을 갖추고 있어 높은 입지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 84㎡ 기준 10억 원대 분양가가 약점으로 지목받았지만 입지 우수성을 앞세워 극복한 모양새다.
앞서 이달 초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일대 공급한 ‘메이플자이’ 또한 총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42.3대 1을 기록하는 등 ‘흥행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59㎡ 분양가가 17억 원대에 형성됐다. 인근 단지 시세 대비 최소 6억 원~최대 10억 원가량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입지나 가격 등 경쟁력이 뚜렷한 단지들은 이에 아랑곳 않고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반면 지방 등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들의 경우 수요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는 분위기다.
대우건설이 대구 서구 일대에 공급한 ‘반고개역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 14~15일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총 239가구 모집에 19명 신청에 그쳐 미달됐다.
DL이앤씨가 울산 남구 일대 분양한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 또한 188가구 공급에 58명만이 접수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들 모두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반고개역 푸르지오 84㎡의 경우 분양가가 7억3900만 원에 형성됐다. 반고개역 인근 1368가구 규모 대단지로 지난 2022년 준공된 ‘남산자이하늘채’ 84㎡ 시세가 6억70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 또한 84㎡ 분양가가 8억2000만~8억4000만 원대로 형성됐다. 인근에서 지난 2022년 준공된 ‘번영로 하늘채 센트럴파크’ 84㎡가 약 7억800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분양가가 수요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상승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해제를 비롯해 공급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공사원가가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 미분양 해소가 여전히 미진한 상황에서 신규 분양하는 단지들의 경우 입지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은 이상 결과가 좋게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비 상승 등 인상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의 경우 가격이나 실거주 관점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