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에 따른 조달금리 인상 등으로 카드업황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연임 여부에 카드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전반적인 업황 악화에 변화보다 안정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조 사장은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체질 개선 등을 통해 ‘몸값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드사 CEO들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에 이어 최원석 BC카드 대표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데다 내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까지 앞둔 카드사들은 어려운 업황 타개를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모습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롯데카드는 오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조 대표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2020년 3월 취임한 후 2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조 사장은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로 편입된 직후인 2020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2년 3월 재선임됐다. 조 사장은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체질 개선 등을 통해 몸값을 키우고 있는 상황으로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사모펀드는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고 향후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10월 금융위로부터 최종적으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조 사장 취임 후 롯데카드의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571억원에 불과했으나 조 사장 취임 첫해 1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7% 성장했다. 이어 2021년 2413억원, 2022년 253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84억원으로 이미 2022년 순이익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2019년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룰(ROA)은 0.4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ROA는 1.67%에 달했다. 카드 회원 수 역시 조 사장 취임 전인 2019년 846만명에서 지난해 3분기 934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이익 증가는 조 사장 취임 후 4개월 만에 선보인 메인 상품 시리즈 ‘LOCA(로카)’가 흥행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LOCA 시리즈는 업계 최초로 ‘세트(Set) 카드 시스템’을 적용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카드다. 실적과 혜택이 ‘세트’로 연결된 ‘두 장’의 카드를 발급받으면 모든 가맹점에서 범용 혜택을,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맞춤형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로카 시리즈는 출시 1년 여 만인 2021년 7월 기준 누적 발급 장수 100만장을 돌파했으며 2022년 7월 200만장, 지난해 4월 300만장에 이어 최근 400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롯데카드가 출시한 메인 시리즈 상품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출시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기존 카드 상품들보다 높은 전월실적 기준을 지적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다양한 혜택 제공으로 우량 고객을 확보하고 늘려왔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 연임 후 재매각까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19년 5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에 따라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를 인수했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 뒤 3~5년이 지난 시점에 투자금 회수를 결정한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8월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MBK파트너스가 매긴 롯데카드 몸값은 3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업가치 대비 너무 높게 책정된 가격이라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재매각을 앞두면서 실적 개선과 건전성 관리 등 전문 경영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굳이 수장 교체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들은 CEO들이 연임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롯데카드의 경우 매각 이슈가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상황에 맞는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