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9연속 금리를 묶은 한국은행은 “아직 금리인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사진=한국은행 제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올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께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목표치(2%)를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도 5월에서 6월로 후퇴하고 있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물가 국면에서 섣불리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상승률이 재차 높아질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연준이 공개한 올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뒀으며, 일부 위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물가가 추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봤다.
한은 역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대부분의 금통위원도 아직은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고, 전망대로 둔화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3개월 후에도 금리수준이 연 3.5% 유지가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한다.
올해 1월 국내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작년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다만 한은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통위원 1명이 3개월 금리 수준 전망에서 처음으로 금리인하 의견을 제시했다.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1월 전망과 동일한 2.1%로 유지했지만,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수출‧설비투자 개선에도 민간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이 기존 전망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