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코로나 팬데믹 기간 캠핑, 차박 등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성장곡선을 그리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지난해 차갑게 얼어붙었다. 모델의 노후화, 도심 주행의 어려움 등이 이유로 꼽힌다. 올해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2만9685대) 대비 38.7% 감소한 1만8199대로 집계됐다. 국내 픽업트럭 등록 대수가 2만 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2년(1만9786대) 이후 11년 만이다.
픽업트럭 등록 대수는 2017년 2만3574대, 2018년 4만1467대, 2019년 4만2825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2020년 3만8929대, 2021년 3만902대, 2022년 2만9685대로 감소했다. 차종별로 보면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42.2% 감소한 1만4667대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40.7% 줄어든 1736대로 집계됐다.
이처럼 픽업트럭의 시장이 쪼그라든 것은 대형 SUV 등 큰 차체를 가진 다양한 차들이 출시되면서 레저 활동 시 활용할 수 있는 차량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 대배기량 엔진의 비효율성, 큰 차체로 인한 도심 주행의 어려움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아와 KGM 등이 새로운 픽업트럭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 만큼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다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GM은 올해 하반기 토레스 EVX 기반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KGM은 지난해 3월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에서 O100의 콘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 엔진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와 전기 픽업트럭 O100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춰 픽업트럭 시장 독주체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프로젝트명 'TK1'으로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다. TK1은 '모하비'의 프레임을 활용한 픽업트럭인데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K1은 3.0L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내연기관 모델 출시 후 전동화 모델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추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명으로는 '타스만(TASMAN)'이 유력하다. 지난해 기아는 한국과 호주 등에 타스만의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약 4주 동안 오토랜드 화성 1·2라인을 셧다운(생산 중단)하고 설비공사를 한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모델 '타스만' 양산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프리미엄 픽업·SUV 브랜드 GMC는 상품성 업그레이드 모델 2024년형 시에라를 선보이며 지난 8일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완전변경(풀체인지) 쉐보레 콜로라도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 싼타크루즈가 국내에서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싼타크루즈는 현대차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준중형급 픽업트럭이다. 테슬라의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지만 충분한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 국내 상륙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그동안 화물차로 인식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가 코로나19로 캠핑, 낚시 등 야외 활동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픽업트럭이 레저용 차량으로 인기가 높아졌다가 모델의 노후화 등으로 인해 수요가 다시 줄었다"면서 "올해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되는 만큼 쪼그라들었던 픽업트럭 시장이 다시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