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공급량 감소로 치솟았던 과일·채소 등 농축산물 물가가 올해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 강세를 보임에 따라,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품목별 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약 300억 원을 들여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는 등 물가 잡기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농산물의 경우 기상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한 사과‧배 등 과일류와 토마토‧딸기 등 시설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말 기준 사과 10개 가격은 2만9301원, 배 10개 가격은 4만455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7.4%, 39.1% 높다.
이에 농식품부는 하나로마트·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와 연계해 사과 비정형과 800톤, 배 비정형과 110톤 판촉 행사를 진행한다.
물량이 부족한 사과·배에 대한 수요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대형마트에서 수입과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당관세 도입물량을 배정한다. 농식품부는 수입과일 유통 활성화를 위해 지난 23일 대형유통업체에 할당관세 수입‧판매 자격을 부여했다. 3~4월 대형마트 배정량은 총 2만톤으로, 바나나 1만3700톤, 파인애플 3600톤, 자몽 300톤, 망고 1800톤, 아보카도 500톤 등이다.
또한 올해 과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과수 생육관리 협의체'를 운영해 사과‧배 과원에 대한 방상팬, 미세살수장치 등 냉해방지시설 설치 지원을 확대한다. 3월 중에는 지자체‧농협‧자조금단체 등을 통해 냉해예방약제를 공급할 계획이다. 화상병 사전 예방을 위한 궤양제거와 발생 우려지역에 대한 집중 관리도 추진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과수 안정적 생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배추‧무 등 노지채소의 경우 저장출하기인 3~5월 수급 불안에 대비해 이달 중 배추 2000톤, 무 6000톤을 추가 비축하고, 가격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시장에 방출할 계획이다. 최근 우천 등으로 산지 출하작업이 어려워 가격이 높은 대파는 대형유통업체 등에 공급하는 납품단가를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직접 낮출 계획이다.
최근 일조량 부족 등으로 출하가 지연돼 가격이 높은 오이‧애호박‧청양고추 등 시설채소는 전국 주요 농협 하나로마트에 출하하는 비용 중 일부(1kg당 1300원) 지원해 출하를 촉진하고 소비자가격을 낮추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딸기는 비정형과 할인 특판 행사를 추진해 수요를 분산하고, 3월 이후 출하가 시작되는 참외와 수박 등 대체 과일 생산 안정을 위해 생육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참외 등 대체과일이 본격 출하되기 전인 4월까지 16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과·배·대파·토마토 등을 중심으로 최대 40% 할인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축산물과 수산물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농식품부는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 농협경제지주 등과 협력해 설 명절에 이어 다음 달에도 전국 단위 대규모 한우 할인판매 행사인 '소(牛)프라이즈'를 실시한다. 이 행사에서는 등심, 국거리·불고기류 등을 평상시보다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설 명절 전부터 추진한 한돈 할인행사를 3월까지 연장함에 따라, 전국 대형·중소형 마트 등은 국내산 돼지고기를 설 명절 전과 동일하게 약 2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계란의 경우 2월 일일 생산량이 4621만 개로 전년 대비 2.8%, 평년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산지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산지가격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 조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형마트‧농협 등과 협조해 자체 할인행사를 추진하고, 농협을 통해 유통업체 납품단가를 30구당 500원 인하해 소비자가격 안정을 도모한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2월 특별전과 정부 비축 오징어·참조기도 반값 특별전도 열린다.
다음 달 3일까지 18개 마트와 27개 온라인몰에서 국산 수산식품 구매 시 구매 금액의 최대 5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명태, 참조기, 고등어, 오징어, 마른 멸치 등 물가 관리 품목과 우럭, 바다장어 등 국산 수산물을 대상으로 열린다.
아울러 주 생산시기 종료 등으로 공급이 다소 부족한 오징어와 참조기 깜짝 반값 특별전도 진행한다. 다음 달 22일까지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정부 비축물량을 시중 소비자가격 대비 반값 수준에 살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 농산물 등 생산 방식과 품종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과수산업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여러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