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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모르던 슈퍼카 시장도 '흔들'

2024-03-03 09:41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경기 불황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곡선을 그리던 한국 슈퍼카 시장이 수요 감소에 휘청이고 있다. 법인 명의로 구매한 럭셔리 슈퍼카가 사적인 용도로 유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한 것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서 1억5000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은 전년(1635대) 대비 28.4% 감소한 1171대가 판매됐다. 

1억5000만 원이 넘는 럭셔리카 판매량은 2003~2017년까지는 1만 대를 밑돌다 2018년 1만665대를 판매하며 처음 1만 대를 넘었다. 이후 2019년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판매량(8009대)이 급감했지만 이후 2020년 1만817대, 2021년 1만9030대, 2022년 2만4356대로 판매량이 늘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사진=벤틀리 제



지난해에는 3만999대가 판매되며 처음 3만 대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2만4356대) 대비 39.6%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가 차량 판매가 급증했는데 이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리 고가 법인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억5000만 원 이상 구매를 월별로 살펴보면 10월 2144대, 11월 3182대, 12월 4095대로 2달 만에 판매량이 2배가량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연말은 자동차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하는 시기인 만큼 지난해 연말의 판매량 증가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법인이 구매한 수입차는 4876대로 지난해 12월(1만2670대)보다 61.5% 감소했다.

지난달 슈퍼카 판매량을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벤틀리가 전년 대비 81.9% 급감했고, 람보르기니 52.6%, 롤스로이스가 75.0% 내렸다. 람보르기니(7대)와 롤스로이스(9대)는 한 달간 10대 미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르쉐 3세대 부분변경 카이엔 터보 GT./사진=김연지 기자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법인 차량을 신규 등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붙여야 한다. 적용 대상은 취득 금액(제조사 출고가 기준) 8000만 원 이상 업무용 법인 승용차다. 개인 사업자에게는 해당하지 않고 기존 법인 차량에도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 명의로 구매한 럭셔리 슈퍼카가 사적인 용도로 유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일반 수입차 시장 분위기도 침체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1만3083대를 기록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및 고금리 장기화로 신차 수요가 감소한 데 더해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화되면서 판매량 감소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달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등 법인차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슈퍼카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제도 시행 전 지난해 연말 수억 원대의 고가 차량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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