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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터배터리2024' 개막, '충전은 빠르게, 사용은 길게'…미래상 제시

2024-03-06 15:50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인터배터리2024는 세계적인 배터리 과도기에서 더 빠르고 오래가는 배터리가 승부처임을 화두로 던지는 듯 했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인터배터리(InterBattery)2024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성장세 둔화 속에서 열리면서 내실 다지기에 대한 응답으로 고성능 배터리가 그 해답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중국발 저가 배터리의 글로벌 성장세에 대응하고 차세대 배터리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길을 걷겠다는 K-배터리의 집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인터배터리2024가 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8일까지 사흘 간 진행되는 행사에는 코엑스 측 추산 약 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행사장 입장 등록을 위해 관람객이 군집해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인터배터리2024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6~8일 사흘 간 일정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다.

주최 측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을 비롯해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 소재·장비·부품 관련 기업 등 총 579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엑스 측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관람객 6만5000여 명보다 많은 약 7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 18개국 정부 및 기업이 참여했다.


◆ LG엔솔, 고객친화 신기술 전시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하는 배터리 그 이상의 고객가치'를 핵심주제로 부스를 차렸다.

LG에너지솔루션 전시관 중앙에 전시된 파우치형 CTP(Cell to Pack, 셀투팩) 기술을 소개하는 자동차 크기의 목업((Mock-up)./사진=김상문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파우치형 CTP(Cell to Pack, 셀투팩) 기술이다. 전시관 중앙에 자리잡은 실제 자동차 크기의 목업(Mock-up)에는 셀투팩 적용 배터리가 보였다.

셀투팩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첨단 팩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IT & New application 존에서는 미드니켈(Mid-Ni) 조성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인 소형 파우치 셀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고전압 구동이 가능해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노트북 등 IT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또한, 미드니켈(Mid-Ni) 파우치 셀, LFP ESS 셀, BMTS 기술 등과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셀, 모듈, 팩 등이 장착된 이스즈(ISUZU) 엘프(ELF) 전기 상용차도 전시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삼성SDI, 판도 뒤엎을 '초격차' 구체화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력(Super Gap Technology)'을 모토로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과 초급속 충전, 초장수명 등 배터리 '초격차 기술'들을 대거 선보인다.

우선 업계 최고 '900Wh/L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을 최초로 공개했다. 

ASB(All Solid Battery)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 가량 향상된 에너지 밀도 900Wh/L를 자랑한다. 

인터배터리2024 삼성SDI 전시관에 차량용 배터리 제품이 전시된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수원 R&D센터에 2000평 규모의 'S-Line'을 준공한 데 이어 12월에 ASB사업화추진팀을 발족, 첫 프로토 샘플을 생산했다. 2024~2026년까지 A·B·C 샘플을 차례대로 개발하고 2027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불과 9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또한 20년 간 사용 가능한 초 장수명 배터리도 2029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밖에 모듈을 없애 에너지 흐름 효율성과 공간을 늘린 새로운 폼팩터 CTP(Cell to Pack) 기술도 공개했다.

CTP는 말 그대로 배터리 셀을 바로 팩에 채워넣는 기술로, 부품 개수를 35% 이상 줄이고, 무게도 20% 줄여 고밀도 에너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올해 처음 신설된 '인터배터리 2024 어워즈'에서 ESS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가 'ES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SBB는 설치가 용이하고 직분사시스템을 적용해 화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은 제품이다.


◆ SK온, '18분' 초급속 충전으로 '스피드 온'

SK온은 이번 행사 표어로 '스피드 온(Speed On)'을 내걸고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Advanced SF(Super Fast) 배터리'를 집중 소개했다.

기존의 SF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는 높이면서 급속충전 성능은 유지했다.

SF 배터리는 SK온이 2021년 처음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다.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Advanced SF 배터리는 이보다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인터배터리2024 SK온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SK온은 또한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도 선보인다. SK온만의 이중 레이어 구조에 고용량 실리콘과 저저항 흑연을 배치해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줄이고, 이동 속도는 높였다. 고용량인 실리콘은 이동 거리를, 저항이 작은 흑연은 이동 속도를 각각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저온 내성을 높인 '윈터 프로(Winter Pro) LFP 배터리'도 눈길을 끌었다. LFP배터리는 가성비 배터리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지만 윈터 프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고도 저온에서 충전 용량과 방전 용량을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각각 약 16%, 10% 늘렸다는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밖에 처음 선보이는 ESS도 10분의 1 크기 모형으로 소개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당 제품은 국내 처음으로 북미 ESS 화재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Thermal Propagation)방지 솔루션, 셀 간 온도차를 최소화하고 충∙방전 효율을 높인 수냉(Liquid Cooling) 방식 등이 적용돼 SK온의 ESS 화재 방지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 포스코·에코프로, 광물·소재 사업 본격 확장 

인터배터리2024에는 배터리 3사 외에도 포스코그룹, 에코프로 등 다양한 배터리 소재사들이 총출동했다.

인터배터리2024 포스코그룹 전시관 모습. 포스코그룹은 핵심광물 사업을 강화 계획을 밝혔다./사진=김상문 기자



포스코그룹은 올해 배터리 핵심광물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리튬·니켈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이 차린 부스에는 리튬·니켈·흑연·전구체 등 배터리 핵심광물이 원재료 상태로 전시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올해 제일 주력하는 것이 리튬이다. 리튬은 벌써 이달 첫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니켈도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자체 기술 개발도 진척됐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퓨처엠이 개발 중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에 대한 공급 가능성과 함께 중국 LFP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배터리2024 에코프로 전시관 모습. 에코프로는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소재 등 신기술을 공개했다./사진=김상문 기자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소재,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니켈 91% 단결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을 비롯해 초고용량 NCMX(니켈·코발트·망간·첨가제) 개발 현황을 비롯해 올 연말 양산을 시작할 LFP(리튬·인산·철) 제품 등 에코프로의 양극 소재 기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인터배터리2024는 보다 빨리 충전되고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을 위한 K-배터리의 집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생생한 체험형 컨텐츠와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고객에게 미래 배터리 가능성을 미리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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