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설 연휴에 따른 영업 일수 감소, 경기 불황으로 신차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수입차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서도 BMW는 전달 대비 40%가량 판매량이 증가하며 지난달에 이어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6237대다. 전년 동기(2만1622대) 대비 24.9% 줄어든 수준이다. 2월까지 누적대수는 2만9320대로 전년 동기(3만7844대)보다 22.5%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전월(1만3083대) 대비로는 24.1% 증가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의 물량확보 및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전월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월 판매량이 전월(2023년 12월) 대비 51.9% 감소한 것에 비교하면 판매량을 일부 회복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7223대다.
BMW 뉴 i5 eDrive40./사진=BMW 제공
브랜드별로는 BMW가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BMW는 지난달 전월(4330대) 대비 40.6% 증가한 6089대를 판매, 37.5% 점유율을 기록했다. 벤츠는 전월(2931대) 대비 22.6% 늘어난 3592대를 판매, 점유율 22.12%를 차지하며 2위에 올랐다.
3위 쟁탈전에서는 볼보가 승기를 잡았다. 볼보는 961대를 판매, 점유율 5.92%를 기록했다. 전월(965대) 대비 0.4% 감소한 수준으로 렉서스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1월 998대를 판매해 3위를 차지했던 렉서스는 2월 한 달 동안 전월 대비 7.9% 감소한 919대를 판매해 점유율 5.66%를 차지하며 4위를 기록했다.
이어 포르쉐(828대·5.10%), 미니(755대·4.65%), 토요타(736대·4.53%), 폭스바겐(462대·2.85%), 포드(306대·1.88%), 랜드로버(275대·1.69%), 아우디(268대·1.65%), 링컨(224대·1.38%), 테슬라(174대·1.07%) 등의 순이었다.
특히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지난 1월(53대) 대비 771.7% 폭증했다. 2월 진행한 프로모션이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지난 2월 새해맞이 인기 모델 3종 대상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또 월 납입금 부담을 최소화한 특별 금융 프로모션 혜택도 진행했다.
BMW, 벤츠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는 아우디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아우디는 지난달 268대를 판매해 전월(179대) 대비 절반 가량(49.7%) 판매량을 회복했지만, 1.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1월에도 아우디는 1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판매 부진은 신차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기량별 등록대수는 2000cc 미만 8950대(55.1%), 2,000cc~3,000cc 미만 5221대(32.2%), 3000~4000cc 미만 499대(3.1%), 4,000cc 이상 393대(2.4%) 등으로 집계됐다. 구매유형별로는 1만6237대 중 개인구매가 1만572대로 65.1%를 차지했고, 법인구매가 5665대로 34.9%를 기록했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사진=토요타 제공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가 전년 동기(6814대) 대비 30.3% 증가한 8876대(5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솔린 5183대(31.9%), 전기 1174대(7.2%), 플러그인하이브리드 545대(3.4%), 디젤 459대(2.8%) 순이었다. 특히 가솔린과 디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2.7%, 76.8% 급감했다.
차종별로는 BMW 520 모델이 1384대 팔리며 베스트셀링 수입차에 올랐다. 이어 벤츠 E 300 4MATIC(860대), 비엠더블유 530 xDrive(639대), 벤츠 C 300 4MATIC(532대), 렉서스 ES300h(432대) 순이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산차 대비 1.5~2배가량 비싼 수입차 판매가 쪼그라들었다"면서 "올해부터 연두색 번호판 도입 등 법인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수입차를 미리 구매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연료별 판매량을 보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렉서스, 토요타 판매량과 연결된다"면서 "하이브리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월 렉서스와 토요타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각각 7.9%, 6.4% 줄었지만 모두 10위권 안에 머물렀다. 앞서 렉서스는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73.3% 증가한 998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토요타는 196.6% 늘어난 786대를 판매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