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 분양에 나선 효성중공업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규모 공동묘지를 비롯해 레미콘 공장과 산업단지 등 혐오시설들이 단지와 인접해 미분양 사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12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만큼 후폭풍도 거셀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 분양 성적이 효성중공업의 실적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 평택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 건설현장 전경./사진=서동영 기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경기도 평택시 일대에 짓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을 11일 특별공급, 12일 1순위, 13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 동 전용면적 84㎡~103㎡ 총 1209가구로 구성됐다.
이 중 669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GTX 연장 수혜와 함께 전국구 청약 가능,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줄여주는 파격적 금융 혜택, 합리적인 분양가 등의 장점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평택시 가재지구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될지 미지수다. 인접 지역에서 최근 분양한 '지제역 반도체밸리 쌍용더플래티넘'의 경우 1263가구 모집에 1080명이 지원해 0.85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 플레이스'의 입지여건은 더욱 열악하다. 단지 인근에 병풍처럼 펼쳐진 대규모 공동묘지와 소음·먼지를 발생시키는 송탄일반산업단지는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육환경과 생활인프라도 좋지 않아 대규모 미분양 사태까지 예상된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 플레이스'가 분양에 실패할 경우 효성중공업은 미청구공사 등 매출채권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밖에 없다.
분양 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중공업은 그간 분양 위험이 적은 공공사업과 수도권 위주의 수주 전략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수도권에서조차 분양이 성공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효성중공업은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은 높으나 위험이 큰 자체시행사업 대신 위험이 적고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기성불 조건의 수도권 프로젝트 위주 선별 수주를 진행하는 보수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이렇다 보니 중공업 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건설 부문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2019년 22위, 2020년 24위, 2021년 33위, 2022년 38위, 지난해 41위로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효성중공업이 힘을 싣는 전력 관련 중공업 부문과 달리 수익성 역시 악화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중공업 부문 매출액 2조5763억 원 영업이익 1750억 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액 29.59%, 영업이익 159% 상승했다.
건설 부문은 매출액 1조6964억5200만 원, 영업이익 1073억5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 13.49%, 영업이익 4.4% 증가했다. 실적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나 영업이익률은 2021년 9.22%, 2022년 6.88%, 지난해 6.33%로 하락하고 있다.
저마진 사업 구조와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 부문의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힌 형국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액 4조7000억 원, 영업이익 3500억 원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설 부문 수익성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분양의 성패는 시행사인 '평택가재피에프브이'에서 신경 쓸 부분이지 단순 시공을 맡은 자사에서 언급할 만안 내용이 아니다"며 "분양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