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 빅4의 수주잔고가 7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약 13조 원이 늘어났는데 수출이 견인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도 수출 확대를 통해 수주잔고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장갑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방산 빅4 수주잔고 전년 대비 21% ↑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의 지난해 말 기준 방산 수주잔고는 75조1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62조361억 원보다 13조861억 원(21.1%)이 증가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말 기준 지상방산 부문에서 28조3000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해 빅4 중 가장 많았다. 전년 19조9000억 원보다 8조4000억 원(42.2%)이 증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1조7759억 원의 수주잔고로 뒤를 이었다. 다만 전년 24조5961억 원 대비 2조8202억 원(-11.4%)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폴란드와 계약한 FA-50 48대 중 지난해 12대가 납품됐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도 크게 늘어났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9조5934억 원으로 전년 12조2651억 원보다 7조3283억 원(59.7%) 증가했다.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 수주잔고 는 5조4259억 원으로 전년 5조2749억 원 대비 1510억 원(2.9%) 증가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주잔고가 대체로 증가한 것은 해외에서 수주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레드백 장갑차를 통해 3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또 같은 달 폴란드와도 3조4000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판매 계약을 맺었다. KAI도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를 수출하는 1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으면서 수주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현재도 세계 각국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에게 수출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AI가 폴란드에 납품한 FA-50./사진=KAI 제공
◆올해도 수출 집중…매출·수익성 잡는다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도 수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도 늘어나면서 수출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국내 방산업계는 유럽, 동남아, 중동 등 여러 나라에서 수주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루마니아 K9 자주포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도 FA-50의 유럽시장 확대는 물론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수주를 추진 중이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조2000억 원의 ‘천궁-Ⅱ’ 수출을 따낸 데 이어 중동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방산업체들의 염원이었던 수은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수은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에 막혀 폴란드와의 2차 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했는데 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협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폴란드 2차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데 현지 생산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향후 대규모 방산 수출 시에도 금융지원 한도가 높아지면서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을 통해 수주잔고를 늘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에서는 국내 사업 대비 이익률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고 수준이라면 향후 5년 간은 일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며 “앞으로 수출 물량이 꾸준하게 납품되면서 매출이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