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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차파트너스 갈등, 주총 앞두고 격화…향방은

2024-03-14 14:55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미디어펜=조성준 기자]금호석유화학과 차파트너스의 갈등이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심화되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의 대리인인 차파트너스는 주주 권익 증진을 위한 주주제안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하지만 금호석화는 왜곡된 주장으로 회사를 흔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모두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하면서 일단 무게추는 금호석화에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사진=금호석화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차파트너스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체로 차파트너스가 문제를 제기하면 금호석화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태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가 경영상 독립성이 결여됐다며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축하고, 이사회 10석 중 1석은 분리 선출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것도 제안했다.

지난 2019년 박찬구 회장 사내이사 추천 및 대표이사 선임, 지난 2022년 박준경 사장 사내이사 추천, 금호리조트 및 금호홀딩스 인수 계약 등의 과정에서 금호석화 경영진이 독단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호석화는 차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흔들기 위해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개인 주주들의 권익을 명분으로 이사회를 흔들기 위한 작업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차파트너스 주장에  "기업가치 제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현 이사회 구성원은 주주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선임돼 전체 주주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취업이 제한된 지배 주주를 사내이사로 추천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현 이사진 전원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이사회에 진입했고 차파트너스가 문제 삼는 박찬구 당시 이사는 같은 해 5월 이사회에서 사임해 현 이사회 구성원은 박 이사 선임과 관련이 없다"면서 "지난 2022년 당시 이사회가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100% 찬성했다며 독립성을 문제 삼으나 박 이사 선임안에 당시 ISS 및 Glass Lewis, 국민연금, 한국ESG연구소가 찬성 권고를 냈다. 결국 임시 주총을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 차파트너스 의견에 '반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ISS는 최근 낸 보고서를 내고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의 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찬성하며,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에는 모두 반대했다.

ISS 측은 "(주주제안자 측은)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왼쪽)·박찬구 회장사진=위너스피알·금호석유화학 제공



글래스루이스 역시 보고서를 통해 "주주제안 등을 검토한 결과 주주제안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자사주를 발행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이사회 차원에서 상당한 수준의 이사 교체가 이뤄졌고, 이사회가 향후 3년간 자사주의 50%를 소각할 계획을 발표해 주주제안자가 제기한 우려와 잠재적 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대 의결권 자문사가 모두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하면서 박철완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주장은 힘이 약화될 전망이다.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자문은 주총에 참여하는 주요 주주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두 회사는 각국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1300여 곳에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이들 자문을 적극 참고하는 편이다.

이로써 박철완 전 상무가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금호석화를 흔들겠다는 묘수는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박 전 상무는 이미 두 차례 조카의 난을 일으켰고, 이번 3차 조카의 난까지 무위에 그칠 경우 금호석화 주주들에게 자칫 사적인 목적을 위해 회사를 계속 흔드는 존재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양대 의결권 자문사가 회사의 이사회안을 모두 찬성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며 "회사의 주총 안건을 통해 추구하는 경영의 안정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인정받음에 따라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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