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건설사에 조합 소속이 아닌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요구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4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조합원 일감을 확보하겠다며 건설사에 비조합 사업자와 건설기계 임대차·배차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 집회 또는 출입 방해를 벌여 이를 관철했다.
노조는 다운2 공공주택지구 1공구 조성공사 현장에서 두산중공업이 2020년 6월 22일 비조합 사업자 A 씨의 살수차를 임차하자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와 천막 농성 등을 벌여 같은 해 7월 5일 해당 거래를 중단시켰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살수차를 임차한 조합 사업자 B 씨가 2020년 4월 28일부터 5월 20일까지 배차권 분할을 요구하기 위한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에 동참하자 공사를 계속하기 위해 A 씨의 살수차를 임차한 것이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건설사의 건설기계 관련 거래상 자유를 제한하고 비조합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곤란하게 한 것으로, 건설사에게 부당하게 비조합 사업자와의 거래 거절을 강요한 행위로 판단했다.
또한 노조는 2020~2022년 적정임대료 기준표·단체협약안 형태로 조합 사업자들이 대여하는 건설기계와 살수차 임대료 및 그 지급기일을 결정하고, 울산에서 사업 중인 건설사 등에 건설기계 임대료 인상과 30일 내 지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조합 사업자 간 경쟁 제한과 과다한 배차 수수료 징수 방지, 조합원 사업자에 대한 일감 분배를 이유로 특정 조합 사업자에 건설기계 대여를 중단시키거나 배차권을 지부에 분할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건설 현장들에서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 집회 또는 출입 방해를 벌여 건설사들을 압박하고,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조합원 사업자들을 징계했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43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울산에서 건설기계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건설기계 사업자단체가 조합 사업자 이익 추구를 위해 시장 경쟁을 제한한 행위를 최초로 적발·제재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와 동일·유사한 위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 감시해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