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태양광 설비 도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필수인 시대가 도래하면서 탄소를 감축시킬 수 있는 분야를 꾸준히 강화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유제약 제천 공장에 설치된 친환경 태양광 설비. /사진=유유제약 제공
1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이달 25일 서울 aT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통해 태양광 설비업을 추가한다. 태양광 설비는 올해 이전을 앞두고 있는 과천 신사옥에 설치되며, 이를 통한 원가 절감이 목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제일약품도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백암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친환경 생산 가동에 돌입했다. 친환경 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50% 감축한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또 유유제약도 지난 2019년 충북 제천에 위치한 생산공장에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 보급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태양열 발전 설비를 추가 설치한 이후에는 공장에 사용하는 전력 중 20~30% 에너지를 태양열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처럼 전통 제약사에서 잇따라 태양열 설비를 도입하는 이유는 원가 절감의 목적과 더불어 ESG 경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으로 나눠 평가 받는 ESG가 기업의 투명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있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학물을 취급하는 제약업 특성상 ESG 환경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기 이전부터 화학물 처리나 안전관리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화학물을 취급하는 제약업 특성상 환경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ESG 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한독이 유일하다. 이는 국내 1200여 개의 제약·바이오 기업 중 0.4%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한국기업원 ESG 종합 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획득한 기업이 적은 건 사실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ESG 경영 전략을 짜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