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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대신 편의점…‘관광코스’ 부상

2024-03-18 16:07 | 이미미 차장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경향이 쇼핑에서 맛집 등 ‘체험’ 위주로 바뀌면서 ‘편의점’이 관광코스 중 하나로 부상했다. 국내 편의점 매장은 5만 개를 넘겨 접근성이 좋고, 불닭볶음면이나 삼각김밥 등 K푸드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 홍대 골목에 위치한 CU 라면 특화 편의점 내부 전경/사진=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CU)는 올해 들어 3월14일까지 인천국제공항 내 입점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8%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인천공항 내 CU 매장들의 매출은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전년 대비 65.8% 감소했다. 이후 출입국 제한 조치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내외국인 출입국자 수가 증가하자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2022년 119.8%, 2023년 138.0%. 2024년(1월~3월14일) 101.8%로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서울 홍대에 위치한 CU 라면 특화 편의점 ‘라면 라이브러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의 한국 관광 책자에도 소개될 정도다. 영화나 예능, 드라마 등 K-콘텐츠에서 본 ‘한강 라면’을 점포에 설치된 즉석 조리기로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개점 한 달 간 라면 라이브러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라면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내국인 매출(38%)을 앞섰다. 해외가 아닌 국내 편의점에서 외국인 매출이 내국인을 압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외국인들의 라면 매출이 더 높은 이유는 점포에서 취식 후 기념품 등으로 라면을 추가로 구매해서다. CU 라면 라이브러리 하루 평균 라면 판매량은 약 500개로, 일반 점포 판매량 대비 10배 이상 많다. 라면 가격과 매운맛 단계 등을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설명한 안내문도 추가 부착했다. 

GS25는 지난해 8월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를 출시하고 명동·이태원·홍대·서울역 등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235개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수빈 GS25 서비스기획팀 담당 MD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점이 주요 쇼핑처로 부상했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편의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표 K-편의점으로서 역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외화환전·시내환급·해외송금이 모두 가능한 디지털ATM 기기를 도입했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중앙로점’과 ‘삼청동점’ 우선 도입하고 화대 검토 중이다. 디지털ATM 이용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먹거리나 생필품, 유심칩 등의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맹점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이마트24는 보고 있다.

외국인 소비자가 이마트24 삼청동점에 설치된 디지털ATM을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마트24 제공



반면 면세점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3조75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 줄었다. 같은 기간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는 602만 명으로 작년(156만 명) 보다 4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2023년만 놓고 보면 외국인들의 면세점 방문객 수 증가에도 매출이 줄었다. 과거 면세점 매출을 지탱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보따리상이 줄어들고, 객단가(1인당 구매액)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대신 동남아, 일본 등의 방문객 비중이 늘었으나 이들은 객단가가 낮은 편”이라며 “해외진출과 내국인 프로모션 등으로 다양하게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관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CU는 인천공항에서 업계 내 가장 많은 점포수를 운영하고 K-편의점의 관광·홍보 채널 역할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입지에 맞춘 상품 구색 강화, 특화 공간 구성 등 전략적인 운영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182만개 제로페이 가맹점의 외국인 관광객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0% 이상 급증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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