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잘 나가다 갑자기 '먹통'…전산 안정성에 사활 건 증권사들

2024-03-19 13:56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면서 전산 안정성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산장애 때문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결국엔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계산 하에 각 증권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면서 전산 안정성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산장애 때문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미국 현지 사정으로 미국주식 시세조회 및 일부 주문에 대해서 접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저녁, 국내에서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각자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 MTS에서 위와 같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혼란에 빠졌다. 미국 주식의 정규 거래시간은 밤 10시30분부터지만 그 이전부터도 장전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세조회와 거래가 가능하다. 장전 시세에서 정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지난 18일의 경우 정규장 시작 전에 거의 3시간 동안 미국 주식 주문이나 시세 확인이 불가능했다. 미국 현지 거래소의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고, 다행히 정규장 개장 1시간여 전에는 문제가 정상화됐다. 그러나 만약 이 문제가 정규장 개장 이후까지 이어졌다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었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전산 안정성이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인터넷이 마비되는 것은 곧 일상 전체가 혼란에 빠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매일 10조 달러의 온라인 금융거래가 발생하는 중동 홍해 해저케이블 손상 문제가 최근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지난달 침몰한 영국상선 루비마르호의 닻이 해저케이블을 찢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후티 반군의 고의 테러 가능성도 점쳐진다. 어찌됐던 케이블 2~3개가 더 끊어질 경우엔 어마어마한 데이터 마비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거래 안정성은 한 번씩 중요하게 대두되는 화제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과거의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한국의 주식투자자들은 잊을 만하면 HTS‧MTS ‘마비’ 상태에 직면한다. 

특히 시장의 기대를 받는 신규상장 종목이 공모청약을 하거나 상장을 하는 날 상장주관 증권사들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직면한다. 거래량 폭증으로 HTS‧MTS가 마비될 경우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요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바이오인프라 공모주 청약 당시 DB금융투자의 전산장애, 같은 해 6월 진영 상장일 하이투자증권의 거래지연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작년 자기자본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총 6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판매관리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도 2022년 6.8%에서 2023년 7.4%로 0.6%포인트 올라갔다. HTS·MTS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에 힘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접속장애를 초래한 증권사들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IPO 접속장애 등 전산 오류에 대한 과태료 내부실무기준을 개정하면서 증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과태료 수준을 올렸다. 아울러 금감원은 최근 전산 사고 관련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IPO 한 건에서 발생한 모든 전산오류를 통틀어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했지만, 이제부터는 전산오류 건별로 각각 5000만원씩이 부과될 예정이라 증권사 부담이 엄청나게 커졌다”면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압박감이 훨씬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