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노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0일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노조 파업 위기에 대한 경영자의 대처는 어떤 것이냐”고 질문했다.
삼성전자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노조와는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노조가 갈 길 바쁜 회사의 뒷다리를 잡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전삼노는 주총 이틀 전인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막판에 유급휴일 하루를 추가해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충분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 원 가량의 적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물가인상률을 상회하는 5.1% 인상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장기근속휴가 확대, 창립기념일 20만 포인트 지원, 난임휴가일수 확대, 임신 중 단축근무기간확대 등 다양한 모성보호제도까지 제시하며 설득했지만, 노조는 “휴일을 더 달라”는 주장을 고수하며 쟁의행위를 준비 중이다.
이에 주주들은 “삼성 반도체가 1분기 흑자로 전환 됐다지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점유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파운드리 사업은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이고 TSMC와의 격차도 마켓 쉐어 격차는 2019년 44%에서 올해 51%로 더욱 벌어진 상태”라며 “노사가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 해야지 휴가를 늘릴 시기가 아니다”라는 분위기다.
노사관계 전문가들 역시 유급 휴일 외에도 노조의 임금 요구 수준 또한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대기업은 임금이 157.6% 인상된 반면, 일본은 오히려 6.8% 하락 했다.
경총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업이 무리한 임금인상을 지속할 경우, 임금 격차 및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같은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美, 中에 이어 일본까지 가세해 요동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전 임직원이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아무리 젊은세대도 휴가 하루 때문에 시위를 하는 것이 과연 삼성직원들이 바라는 것인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들은 “선배들의 땀과 눈물로 일구어낸 삼성 반도체 경쟁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당혹감을 표하고 “국가 경제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위상을 망각하지 말아 줄 것”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조합비 1억 원으로 구입한 전광판 차량을 가지고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은 물론 신라호텔, 서초사옥 등지에서 노동가를 틀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메모리는 HBM 기반으로 주도권을 찾고, 파운드리는 차세대 핵심기술 GAA를 활용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 양산과 함께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여 TSMC를 추격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