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금융당국은 2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관련해 “국제·금융시장 안정세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최근 일본은행과 미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 및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국내금융시장과 관련해 “증시가 기업 밸류업 지원 노력 등에 따른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환율도 주요국과 유사한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회사채 및 단기금리 안정세가 지속되는 등 양호한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제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리스크에 대해선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경우 그동안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본비율도 규제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등 양호한 손실흡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동산 PF의 경우도 대출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으나, 정상 사업장은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재구조화를 유도하는 등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금융권 자체적으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상황으로 타 분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앞으로도 질서있는 연착륙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PF 대출 보증 규모를 확충하고,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의 지원대상을 확대해 현장의 자금 애로를 완화하는 한편 대주단 협약 개정 등을 통해 시장 자율적인 재구조화가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은 5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의 이번 동결로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또한 이날 발표한 점도표(금리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지난해 12월 예상과 같은 4.6%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안에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다만 2025년말 기준금리는 3.9%(중간값)로 예상함으로써 기존 전망치(3.6%)에서 0.3%포인트 높였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상 경제 활동은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 왔다”면서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의 고용과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려고 하며,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를 낮추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FOMC는 기준금리 조정을 고려함에 있어 들어오는 데이터와 변하는 전망, 리스크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실질적으로 2%를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과거 통화정책 사례는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